프롤로그
“그러니까… 뭘 얘기하고 싶은 거야?”
경청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좌절시키기. 내 오랜 특기다. 원했던 건 아니다.
“아까 한 얘기는, 이 얘기와 연결되고, 그래서 좀 전에 그 얘길 한 거구……..”
진땀을 흘리며 맥락을 설명해 보면…
“그게 왜 그렇게 이어지는 건데? 무슨 맥락이야?”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듣던 사람일수록, 더 혼란에 빠질 뿐이었다.
“맥락이 있긴 한데, 설명할 수가 없네….”
물론 이렇게 얘기하는 걸 즐기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신나서 얘기하고 나면….
“아, 오늘 이거 얘기했어야 했는데. 시간이 너무 늦었네요. 다음에 얘기해요.”
우리가 다음에는 꼭 필요한 얘기를 할 수 있을까? 과연…?
되짚어서 생각해 보면, 내 특기가 발휘되는 상황은 패턴이 있다.
대화를 하다가, 내가 꽂힌 ‘디깅 A’가 떠오르면(내 관점에서는 관련 있는…), 그게 처음 대화를 시작한 서로의 의도와는 상관없어도 얘기하고 마는 것이다. 그러다’ 디깅 A’가 끄집어낸, “디깅 B”로 이어지면, 상대방은 도저히 맥락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재밌고, 좋고, 신기한 게 있으면 자꾸 얘기하고 싶은 마음.
그런데…. 내가 보기엔 진짜 맥락이 있는 얘긴데….
난 말보다는 글이 나은 사람 같고, 글은 안 읽으면 그만이니까(눈물)…
브런치에서 원 없이 풀어보려고 한다.
계속 쓰다 보면,
<브런치는 핑계고 디깅이 하고 싶었을 뿐>은 아마도 내 주위 사람들의 구원자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