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스트레스는 직업의학 (산업보건)의 중요한 메이저 주제 중 하나이다. 그중에 직무 스트레스의 원인을 설명하는 모형은 여럿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Karasek이라는 학자가 1979년 처음 제시한 Job Demand-Control-Support Model이라는 것이 있다. 한글로는 직무 요구-통제 모형이라고 불리는 것 같다. 글로 설명하면 복잡하니 그림으로 간단히 설명해 보자.
여러 가지 그림 중 위의 그림이 개념을 잘 나타낸 것 같아서 가지고 와 봤다. 먼저 가로축은 Job Demands, 즉 직무 요구도이고, 세로축은 Job Decision Latitude (Job Control), 즉 직무 통제 가능 정도이다. 요구도도 높고 통제가능도도 높은 1 사분면에는 Active Jobs이 위치한다. 이 사분면에서는 요구도가 높은 일을 하기에 상당히 배울 것도 많고, 본인의 권한도 높기에 가장 빠르게 능력이 증가할 수 있는 직무이다. 반면에 2 사분면은 Job demand는 낮으나 Job control이 높은 직무, 즉 긴장이 덜한 업무이다. 자신의 능력보다 적은 능력을 요구하기에 긴장이 크지 않고 본인의 권한이 높아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많은 경우이다. 3 사분면은 job demand도 작고, job control도 작은 직무로서 passive job이 이에 해당한다. 즉 수동적으로 적은 능력만 요구하면서 본인의 권한도 크지 않은 단순 반복적인 작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주로 아르바이트 생들의 직무가 이 사분면에 해당한다. 마지막 4 사분면은 job demand는 큰데 job control은 매우 낮은 경우이다. 이 경우는 심하게 말하면 노예에 가깝고, 불가능한 임무를 적은 자원만 주고 시킨다던가, 시간 내에 못할 만한 양의 일을 매우 적은 시간과 자원을 주고 해내라고 한다던가 하는 업무에 해당한다.
그리고 오른쪽 위로 가는 화살표는 motivation to learn인데 이 방향으로 갈수록 더 많은 걸 배우게 되고 본인의 능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경우이다. 그리고 오른쪽 아래로 갈수록 risk for psychological and physical stress가 커지는데, 이는 오른쪽 아래로 갈수록 본인이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나 control 능력에 비해 높은 job demand가 요구되므로, 결국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가 커진다는 걸 의미한다.
여기에 support 축을 하나 더 추가하면 3차원의 입체가 되는데, 필자는 Karasek이 1979년에 제시한 이 모형만으로도 충분히 직무 스트레스의 원인이 설명된다 생각하여서 이 글에 제시하지는 않겠다.
필자는 이 모형을 직업환경의학과 전공의 시절에 처음 접하였는데, 처음 보았을 때 굉장히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경험했던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이 모형 하나로 거의 다 설명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크던 작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Karasek의 이 모형을 보면서 본인의 상황을 진단하고 어느 사분면으로 움직여야 더 나은 인생이 펼쳐질지 전략적으로 결정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 1 사분면이나 2 사분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