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구의 물질별 발암 위험도 분류표를 보면, 특이하게도 Hairdresser or barber가 방광암에 대해 제한적 근거 (limited evidence)를 받았습니다. 그 외에 다른 암은 없습니다. 즉 방광암의 위험이 있다는 것인데, 염색과 퍼머에 쓰이는 다양한 화학물질들이 그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그중 염색약에 쓰이는 아로마틱 아민과 같은 화학물질이 방광암을 직접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다른 암에 대한 보고도 많습니다 (2009년 9월 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출판 메타분석 - 역학 관련 탑저널).
https://academic.oup.com/ije/article-abstract/38/6/1512/672312?redirectedFrom=fulltext&login=false
2009년에 출판된 위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hairdresser의 경우 폐암 위험이 1.27 (95% 신뢰구간 1.15-1.41), 후두암 위험이 1.52 (95% 신뢰구간 1.11-2.08), 그리고 방광암 위험이 1.30 (95% 신뢰구간 1.20-1.42), 다발성 골수종 위험이 1.62 (95% 신뢰구간 1.22-2.14)로 보고되었습니다. 즉 폐암 위험은 일반인에 비해 헤어 디자이너에서 27% 증가, 후두암 위험은 52% 증가, 방광암 위험은 일반인에 비해 30% 증가, 다발성 골수종 위험은 62% 증가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암 이외에 생리 관련 이상, 선천성 기형, 유산, 과소 출생아, 조산, 불임과 같은 임신 및 출산 관련 합병증의 위험이 높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2022년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출판 체계적 문헌고찰 - 일본 산업의학회 저널).
https://academic.oup.com/joh/article/64/1/e12351/7249447#google_vignette
결국 이렇게 헤어디자이너들의 암, 임신 및 출산 관련 위험을 줄이려면 헤어 살롱의 환기 시스템을 개선하고 화학물질 사용 시 개인보호구 등을 철저하게 착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 조치들이 제대로 수행되기 어렵습니다. 영세한 헤어 살롱은 환기 시스템에 특별한 투자를 할 자금도 없고, 유인도 없으며, 개인보호구 착용 또한 현실에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으며, 완벽히 화학물질을 막아낼 마땅한 개인보호구도 없습니다. (방독면을 착용하고 헤어 디자이너 일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결국 이렇게 헤어 디자이너분들은 산업보건의 사각지대로 현재도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