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조직에서 프로덕트를 담당한 지도 한 달이 지나간다.
특히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열정이 느껴질 때 무척 즐겁다.
보통 스타트업 경험담을 이야기할 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일하는 케이스를 종종 말하는데, 꼭 나쁘게 이해할 필요는 없다. 스타트업이기에 많은 것이 부족한 것이 당연하다. 부족분을 메꾸기 위한 노력은 칭찬이 아깝지 않다.
생각해 보라.
지원되는 리소스, 시스템의 아쉬움을 토로하며 그대로 멈춰서기 보다는
'그래도'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꽤 감동적이다.
확률적으로 스타트업은 "내가" 문제 해결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가장 젊은 시절,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하며 성장하고 그 기쁨을 동료들과 나누는 경험은 인생에서 후회 없는 순간이라 확신한다.
현재 조직에서도 그 순간들을 경험하고 있다.
그런데 그 순간들은 그냥 찾아오지는 않는다.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한데 이를 "씨앗 심기"라고 부르겠다.
PS. 문제는 협업을 통해 해결 할 때 가장 빛나는데, 그 협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약속이 필요하다.
GPT작품 첫 번째 씨앗
"공통의 언어 만들기"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면 갈등이 깊어진다. 비즈니스 담당자는 비즈니스 문법으로 사안을 바라보며, 개발 담당자는 개발 언어로 사언을 바라본다. PM도 마찬가지. 각자 자신들의 세계에서 본인들의 언어로만 말을 하면 조직 내 어떤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니 공통의 언어를 만들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문서 양식"이다.
특히 Product Requirement (제품 요구사항)이나 Product Policy (제품 정책)에 대한 것은 전사적으로 같은 포맷과 작성 스타일을 유지해야 한다. + 검토 방식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혼란이 없다.
필자는 새로운 조직에 온보딩하게 되면 이 공통의 언어 만들기에 최소 1년에서 길면 2년까지 공을 들이는 편이다.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명료하지 못한 조율로 '약속되었다'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약속이 깨졌을 때 심각한 갈등이 생겼다)
두 번째 씨앗
"명료한 전략 만들기"
명료한 전략이 없으면 사람들이 하나의 점으로 모이기 어렵다. 특히 자율성이 강조되는 스타트업에서 '명료한 전략'을 등한시하면 그 결과는 처참하다. 한 예로 최대치의 자율을 줬더니 모든 팀이 제각기 스타일로 수십 개 실험을 진행했고 (몇 가지 실험은 이미 다른 팀에서 하고 있었다) 단 하나의 실험도 골인하지 못했는데, 서로 즐겁게 회고하는 '대학교 실험 동아리' 같은 조직도 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명료함이란 무엇인가?
일전에 <좋은 전략/ 나쁜 전략>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명료함이란 다음 3가지다.
1. 고객의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 (진단하기)
2. 그 문제의 설루션을 처방하는 것 (처방전 쓰기)
3. 집요하게 설루션대로 행동하게 만드는 것 (액션 이끌기)
간단한 법칙이지만 쉽지 않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 조직은 1번 단계에서 "일단 매출을 많이 올리는 것" or "신규 회원 수를 늘리는 것"처럼 단순하게 접근하는데 함정에 빠지기 쉽다. 스타트업은 큰 조직에 비해 Vertical 한 고객을 타깃 하기 때문에 특정 고객군이 겪는 문제를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분석한 문제에 대해 고객 맞춤형으로 처방전을 쓰고, 집요하게 이를 집행해야 한다.
전략이 명료해지면, 동료들은
현재 우리의 타깃 고객이 누구인지?
그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처방전을 내렸는지?
무엇을 집요하게 액션 할 것인지?
분명하게 말하게 된다. 그리고 단순 매출이나 MAU만 이야기했을 때보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우리가 존재한다고 믿을 때 성취욕구가 자극되며 능력이 향상된다.
세 번째 씨앗
"토론 시스템 만들기"
결국은 우선순위의 문제다. 하면 좋은 것들 100가지 중에서 '반드시 해내야 하는 것' 한 가지를 찾아 모두가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좋은 회사다. 그럼 각자가 생각하는 우선순위를 어떻게 수렴시킬 것인가?
건강한 토론 시스템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 3개월(분기) 단위로 조직에서 신뢰할 수 있는 리더들이 모여 회사의 분기 단위 전략 실험을 결정하는 토론 시스템을 선호한다.
분기 단위로 정기적으로 개최되기 때문에 조직원들 입장에서는 미리 실험의 어젠다를 준비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 같은 언어로 작성된 문서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검토가 편리하고, 누구나 Public 하게 문서를 볼 수 있다. 물론 첨예한 대립과 갈등도 있을 수 있지만 이 또한 자연스러운 것으로 본다. 더 나은 고객가치를 실험하기 위한 열정으로 해석한다.
자 이렇게 3가지 씨앗을 심을 준비를 마쳤다.
- 공통의 언어 만들기
- 명료한 전략 만들기
- 토론 시스템 만들기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지만 함께 심어야 한다.
그래야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 작은 풍파는 거뜬히 견디는 조직의 기둥이 된다.
이 모든 작업이 '문화'를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오래 걸린다)
여하튼 나의 즐거운 스타트업 생활을 위해....
오늘도 농사짓기는 계속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