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웅철 / 출판: 페이퍼로드 / 발매: 2017.10.25
은퇴는 남의 일이었다. 정년 퇴직이라는 말도 다른 이들이 말이었고, 연금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일본을 보고 배운다거나, 일본을 공부해야 한다는 말이 피부에 와닿기까지 나는 나이가 꽤 들어야만 했다. 지금 이 책을 읽는 한 장 한 장 나의 나이듦을 생각하게 되는 건 이제 충분히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고령자들의 도시, 그들을 위한 커뮤니티, 우리나라도 이제 예외가 아닌 캥거루족 얘기들이 이 책에는 담겨있다. 나이가 들어서 다른 점은 힘이 없고 지혜가 생겼고, 가족이 떠났고, 일을 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같은 점은 생존이 언제나 최우선이라는 것이었다. 이 책은 고령화 사회에서 맞닥뜨려야 하는 생존에 대한 이야기 담겨 있다. 사회는 고령자를 받들고 있어야 하지만, 고령자들 역시 그 틈에서 제대로 된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살아가야 한다. 운동이나 구매, 일손까지도 고령자들 역시 그 생존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이 책은 여러가지 사례로 알려주고 있다.
나이가 든다면 어떤 사람이 될지. 어떤 커뮤니티에 속하게 될지. 어떤 것들이 우리의 생존과 직접 연관되는지 궁금하다면 가까이 있는 일본의 사례를 보면 된다. 그리고 그 사례들이 정리된 이 책을 읽으면 된다. 이번에는 지인에게 빌려서 읽게 되었지만, 훗날 아마도 이 책을 도서관에서 몇 번이고 찾아보지 않을까 싶다. 점점 내 얘기가 되어갈 수 있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