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프로젝트란 단어는 사실 너무도 광범위하게 쓰입니다. 곁가지로 하는 프로젝트이므로 이
단어는 회사에서든 일상에서든 학교에서든 다양하게 쓰이게 됩니다. 언어를 배우거나 아이들과 더
자주 놀아주려는 계획도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표현할 수 있죠. 혹은 올해부터 시작하는 식단 관리도
사이드 프로젝트라 부를 수 있을 일입니다.
이제 우리가 이야기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좀더 명확히 정의해보도록 합시다.
우리가 가욋일로 할 수 있는 일의 종류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합니다. 중고나라나 당근마켓, 그리고
오픈마켓에 물건을 팔 수 있겠죠. 대리운전을 뛸 수도 있고, 저녁에 동대문에서 물건을 운반할 수도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에 빈방을 올려 수익을 거둘 수도 있죠. 아예 주말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습니다. 책을 쓰거나 유튜브를 찍거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업과 사이드 프로젝트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직장인 사이드 허슬러가 이야기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이냐’는 것입니다. 부업은
또 하나의 일이고, 본업의 수익을 보강하는 수단이 됩니다. 부업의 핵심은 돈벌이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하고 싶은 일을 통해 궁극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입니다. 대개 직장인은 회사에서
해야 하는 일을 합니다. 물론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이 잘 매치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리 흔한
일은 아닐 겁니다.
우리는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 그리고 돈 버는 일 사이의 비중을 정해야만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도 남을 돈을 벌기란 어렵습니다. 이유는 간단하죠. 대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남들도 하고 싶어 하는 일입니다.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죠. 우리의 어릴 적 꿈은
커가면서 현실적으로 바뀌어 갑니다. 이상과 현실의 무게를 저울질하며 우리는 점차 돈을 벌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을 하며 삽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이런 불균형을 바로 잡고 동시에 본업에서의 수입에 더할 또 하나의 현금흐름을
만들기 위한 도전입니다. 그렇기에 프로젝트라 부르죠. 부업과 다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부업과
비교했을 때 더 ‘나’를 위한 것이고, 더 ‘장기적’이며, 더 ‘차별화’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고, 방향을 바꾸는 일 모두의 주체는 나입니다. 부업의 중심이 고용주인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중심엔 ‘내’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야기할 사이드 프로젝트의 중심엔 사업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수익과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고려한 모델 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개인의 브랜드를 강화하거나 소통 채널의 구독자를 늘리거나 특정 업계 내 입지를 다지는
등의 일은 당장 수익과 연결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활동은 이어질 또 다른
활동의 탄탄한 기반이 됩니다.
나의 성장과 경제적 독립, 그리고 견고한 미래 등이 우리가 이야기할 사이드 프로젝트의 중심
키워드입니다. 회사의 후광이 아닌 나의 경쟁력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회사가 아니어도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 궁극적으로 나의 경제적 무기를 하나 더 늘리는 게 우리가 그리는 큰 그림이죠.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수익에 허덕이는 작은 식당의 사장은 아닐 겁니다. 그렇다고 사이드 프로젝트가
고속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모습일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일부 사이드 프로젝트가 스타트업으로
진화해 여느 기업 못지 않은 성공가도를 달리기도 합니다. 크레이그스리스트(Craigslist),
트렐로(Trello), 언스플래쉬(Unsplash)와 같은 곳들이죠.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조앤 롤링(Joan
K. Rowling) 역시 교사자격 인증 석사과정을 밟으며 책을 썼습니다.
우리가 사이드 프로젝트의 선례에서 얻는 통찰은 남들과 다른 아이디어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
상당한 시간을 본업에 쏟아야 하는 현실을 감당해야 하는 만큼 그 빈틈을 아이디어로 채워야 하는
거죠.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사이드 프로젝트로 삼고 부족한 시간적 한계를 극복하는 게 사이드
프로젝트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지난한 성공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선 이 같은 동기부여가 필수겠죠.
본업을 유지한 채 팀을 꾸리고 자금을 부어 사업을 시작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습니다. 다른
팀원과 일상의 시간표가 다르기 때문에 보조를 맞추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수익 추정과 분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자금을 집행하는 것도 곤란한 일입니다. 법인 설립은커녕 개인사업자 등록도
부담스러운 게 현실이니까요.
그래서 작게 시작하는 게 필요합니다. 여러 개발이 필요하거나 공장 혹은 기계의 도움을 구하기 전
우리는 이 아이디어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작은 위험부터
테스트하고, 그에 대응해야 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작은 성취를 연이어
쟁취하게 될 것입니다. 즐거움을 느끼며 아이디어를 앞으로 밀어나가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사업의 성격을 띠는 혹은 사업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본업 외 계획을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부를 것입니다. 더불어 이 사이드 프로젝트는 다른 사람이 시도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나의 강점을
살릴 모델이 핵심이 됩니다.
이 전제 조건을 만족하는 프로젝트의 범위는 우리의 상상보다 넓습니다.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종류의
사업이 존재하는 것을 관찰해보면 그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끝도 없이 시장에 나오고
또 사라지는 비즈니스 모델을 관찰해보세요. 마인크래프트 속 게임 세상처럼, 적절한 숫자의 조합을
찾는 보드게임 루미큐브처럼 우리도 각자에 맞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
프로젝트는 우리의 생활을 풍부하게 하며, 어쩌면 언젠가 본업이 되어버릴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