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에서 블라블라 / 잡플래닛서 회사탐방
직장인들과 관련된 재미있는 어플들이 많습니다.
한동안 잡플래닛이 뜨더니 요즘은 블라인드가 대세입니다.
두 어플이 가진 성격이 참 다른데, 직장인들에게 꿀팁을 준다는 부분에서는 굉장히 유용한 어플이라고 생각해요
잡플래닛은 가지 말아야 할 회사를 걸러주는 굉장히 좋은 기능을 갖고 있고,
블라인드는 각 직종 종사자들이 모여서 정보공유나 수다를 떠는 커뮤니티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전엔 구직자들이 이직하고자 하는 회사의 정보를 알려면 채용사이트나 기업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회사가 직접 입력한 회사정보를 살펴보는 방법 밖엔 없었죠. 아니면 그 회사에 다니는 지인이나 지인의 지인, 지인의 사돈팔촌을 동원해서 물어봐야 했습니다. 그나마도 그 정보가 매우 제한적이었어요.
회사는 인사 담당자들끼리 연결이 되어있으니 레퍼런스 체크하는 것이 굉장히 쉬운 일이지만 구직자 입장에서는 회사의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없어 불리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잡플래닛이 나타난 후로 구직자도 회사의 레퍼런스를 체크할 수 있게 되었으니 서로 매우 공평해졌어요.
간혹 회사가 평점관리 하느라 재직중인 직원들을 동원해서 리뷰 관리하는 곳들도 있는데, 이런 회사는 평점이 1점과 4~5점을 드나들면서 극과 극을 달리게 됩니다. (절박하게 거기 가야하는거 아니라면 이런 경우는 믿거)
차라리 일관성 있게 1점이면 뭐,,, 이상한 회사다 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욕과 칭찬이 동시에 올라온다.... 회사 운영이 강압적이라는거 안봐도 알겠죠?
제가 다니던 회사는 사장님이 나쁜 후기에 일일이 반박 댓글을 달아서 또라이 회사로 찍혔는지 면접자들이 거의 반년간 오질 않는 상황까지 벌어졌답니다.
잡플래닛이 이렇게 회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라면 블라인드는 각 회사 사람들이 회사명 뒤에 숨어서 뒷담화(?)를 하는 어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회사 뒷담화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소통의 장으로 확장된 것 같네요.
일단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이 없으면 가입이 안돼요. 잡플래닛은 개인 페이스북이나 이메일로 가입이 됩니다.
지난번에 어떤 호텔분이 자기 부서는 메일 하나로 같이 쓰는데 자기가 먼저 가입해버려서 다른 사람들 블라인드에 가입 못한다고 쓴 글이 있었는데, 여튼 이런식으로 회사에 개별 주소가 없으면 개인이 가입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가입법 때문에 도메인이 없는 소기업은 블라 가입이 어렵고, 도메인에 따라 회사명이 공개되는데 100인 미만 회사인 경우 새회사로, 신생회사는 스타트업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유저들 사이에서는 '믿거새' 라는 신조어도 생겼어요. (믿고 거르는 새회사 - 회사명이 안나오니 헛소리하는 사람이 많아서 생긴 듯 합니다)
그리고 직종에 따라서 직군별로 라운지들이 별도로 있어요. 관련 직종이나 회사 종사자들끼리 모여서 이야기하면 아무래도 정보 공유도 훨씬 쉽겠죠. 토픽방에서는 모두가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데 가장 활성화 된 게시판은 19+ 가 아닌가 합니다. ㅎㅎ
두 어플리케이션들이 직장인들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이 꽤 있어요.
정보제공의 차원을 넘어서 회사 비리나 부당함을 익명으로 밝혀내서 개선한다거나,
빨리 퍼트려야 하는 공공의 이슈들이 굉장히 빠르게 전파가 된다거나 하는 등이 그렇습니다.
전에는 이런 기능을 디씨인사이드, 네이트판, 보배드림 등에서 진행해 오다가 직장과 관련 부분은 이제는 블라인드로 온 것 같네요.
실제로 직장갑질, 부당해고, 직장비리, 성범죄 등등 많은 건들이 잡플래닛이나 블라인드를 통해 빠른 시간 내에 이슈화가 되고 회사에서 해명을 하고 개선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내부고발자에 대해서 보호 보다는 보복을 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익명성 어플을 통해서 여론을 형성하는 방법은 좋다고 생각해요. (악용되지 않는다면)
이렇게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는 두 어플이 해킹당하는 순간 수많은 유저들의 지옥문이 열릴것은 자명한 사실, 부디 두 어플 회사가 사명감을 갖고 보안에 최고로 힘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나저나 이놈의 블라 중독은 언제쯤 사라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