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우성 Dec 29. 2021

요가 에세이 <단정한 실패> 출간 했어요.

브런치에 소홀했던 동안 더파크 유튜브 채널을 위한 영상을 만들고 요가 에세이를 썼습니다. 책은 지난 여름에 나왔으니 벌써 5개월 정도 됐어요.  


더파크는 제가 운영하는 미디어입니다. 지난 1년 10개월 여 동안 자동차 리뷰를 중심으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회사를 꾸린다는건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예쁜 책을 만들어놓고도 하고 싶은 말들을 다 못했습니다.


나누고 싶은 구절을 중심으로 영상도 만들고 싶었고, 책에 있는 문장 하나로 또 다른 이야기들을 써보고 싶기도 했어요. 그런 생각들을 머리 속에 그대로 담아둔 채, 오늘 이곳에 첫 인사를 남깁니다. 사실 제 요가 에세이의 고향이자 본진은 바로 브런치거든요. 아직도 공유와 라이크로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단정한 실패>라는 제목은 무슨 의미냐고 물어오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좀 어려운 제목이기도 하죠. 요즘 책 제목들은 직설적이어야 잘 팔린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깔끔하게 좋은 에너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조금씩 실패하지만, 그래도 다시금 단정히 일어설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제목이에요.


요가가 그런 수련이잖아요? 세상에 완벽한 아사나는 존재하지 않고, 실은 매일매일 매 순간 실패하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일. 그게 요가 수련의 아름다움이라고 늘 생각했어요. 머리서기 연습하면서 수백 번이나 등으로 떨어지고, 전사 2처럼 일상적인 자세를 할 때도 좋게 되는 날과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계속 하는 거니까.


민음사에서 너무 예쁜 책을 만들어주셨어요 +_+


책의 전반부에는 지금 돌이켜봐도 좀 힘든 이야기들이 있어요. 그 당시의 저는 아무래도 경증 우울 상태였던 것 같은데 인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침에는 잘 일어나지도 못했죠. 작은 일을 해내기 위해서도 큰 결심이 필요했어요. 샤워나 설거지 같은 일을 할 때조차. 저한테 그런 시기가 올 거라고는 생각 못했고, 그때의 제가 그런 상태라고는 아무도 몰랐지만 혼자 그런 시간을 관통하고 있었던 거죠. 지금도 가끔 생각합니다.


그때 나한테 요가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돌이켜보면 7년 정도 수련한 것 같아요. 일은 일대로 박차를 가하면서 이직과 퇴사와 창업을 경험했죠.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바쁘고 정신없는 시기의 중심을 저는 요가로 잡고 있었던 것 같아요. 나도 모르게 강해졌고 나도 모르게 부드러워졌죠. 그렇게 지도자 과정 수료를 거쳐 더 나은 삶으로 달려가고 싶은 이야기.


지금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요가를 수련하시는 분들이라면 깊이 공감하실 수 있을 거예요. 공감하는 마음 자체가 또 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그게 가장 귀한 것 같아요. 긍정적인 공감이 일상의 힘이 되는 일. 조금 더 많은 분들에게 그런 힘이 되고 싶어서 쓴 책입니다. 조만간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눌게요.


브런치에서 제 글 읽어주시는 여러분들, 늘 놀랍고 감사했습니다.


그 강인하고 은근한 힘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지난 여름, 당인리 책 발전호에서 마련해주신 서가에 몰래 다녀왔습니다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