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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우성 Feb 15. 2023

쓰다가 잠든 날

목소리는 일단 작게 낼 것

에너지는 목으로 소진되는 것 같다. 혹은 정수리로.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를 많이 나누면 이내 지치고 만다. 멍해져서 다른 생각을 도통 할 수가 없는 상태가 된다. 들을 필요가 없거나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야야 할 때도 마냥 괴롭다. 대꾸를 하면 안 되는데 참지 못해서 해버렸거나, 그로 인해 대화가 더 길어졌거나, 그러다 시끄러운 공간에서 목에 힘까지 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날의 에너지는 그것으로 고갈되고 마는 것이다. 


어쩐지 분리되고 싶은 공간에 도리없이 있어야 하는 상황도 그저 괴롭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마음에 드는 풍경에 들어오지 않으니 피할 여지가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귀와 머리를 차단하고 호흡에 집중하면서 몸은 그곳에 있지만 온전히 존재하지는 않는 상태를 찾는다. 전원을 끄지는 않지만 화면 보호기는 실행하고 있는 상태와 비슷하지.


오늘은 그런 날이었고, 가까스로 브런치를 열었는데


두 문단밖에 안 썼는데


갑자기 눈이 너무 무거워졌다. 


브런치에 쓰는 일기, '매일의 마음'이 내 평소의 글쓰기와 마음가짐에도 아주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달라지는 것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다. 하루 일과가, 그날의 생각과 마음들이 헛되지 않고 가지런 하다. 오늘도 이런 마음들을 적었으니 허무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의 에너지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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