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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uchi Mar 09. 2023

새삼 느낀 말하기와 글쓰기의 차이

강의 영상 촬영 후 글쓰기로 교재 작업 참여한 후기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책에 손을 보탰습니다.


언론재단에서 2022년 하반기에 열심히 제작한 책인데,

이번에 최근 3권이나 보내줘서 직접 실물을 영접하게 됐네요. 


첨에는 강의를 촬영하는 걸로 시작한 프로젝트였는데,

글로 다시 정리해 교재까지 나오게 됐답니다.

플랫폼과 콘텐츠에 대해 설명을 한다니... 되돌아보니 무모한 도전 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ㅠ


말하는 것과 글로 쓰는 것의 차이점을 새삼 체감할 수 있었는데요. 


사실 강연 녹취를 풀어낸 뒤 다시 원고작업을 하는 거라,

첨엔 무척 쉽게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글로 다듬으려고 보니, 수정보완할 게 제법 많아 아주 혼이 났네요.


강연할 때, '의외로' 자잘한 군말이 많고,

간명하게 전달했다고 기억한 대목도 중언부언 복문일 때가 있어 당황스럽더군요.


최근 4년째 4권의 책을 펴내면서 글쓰기의 고단함을 반복적으로 느끼면서,

말하기가 효율적이란 생각이 커지고 있었는데, 이번엔 같은 내용을 재정리하면서 생각이 살짝 달라지네요.


오히려 '퇴고'가 가능한 글쓰기의 안전함을 재인식하게 됐다고나 할까요.


밀란 쿤데라가 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초반에 주인공 토마스가 등장해 붉은 벽돌담을 바라보며 "인생을 두 번 살 수 있다면..."이라고 독백하는 장면이 계속 기억에 남아 있는데요. 


이번 경험과 연결해 보면, 

'인생은 고쳐 살 수 없지만, 글은 가능하다'는 식으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평소 강연할 때 구체적이고 경험적인 얘기를 하는 걸 선호하다보니 전반적으로 글 또한 비슷한 분위기가 됐고... 결과적으로 다른 분들의 글 보다 깊이가 좀 약해 보이는 게 아닌가 반성도 됩니다.

어떤 독자분들이 읽을 지 모르지만, 눈 밝은 독자께선 글 마다의 굴곡을 많이 느끼지 않으실까 걱정이 되네요.


결과적으로 훌륭한 저자분들 틈에 끼어 부족한 글을 얹게 됐고, 살짝 민망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드네요.

그래도 늘 그렇듯, 부담스러운 일이라 할지라도 일단 하고 나면 보람은 남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누군가 공부와 도움이 되게끔 기획된 책인데,

동참하면서 제 스스로가 공부를 하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큰 도움을 받은 것 같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기록해 둡니다. (20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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