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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쇤 Dec 01. 2024

풋살장에 가면 만나는 숏컷 언니들

처음 여성 풋살의 세계에 입문했을 때 풋살을 수준급으로 잘하는 여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엄청 놀랐었다. '골 때리는 그녀들' 프로그램 덕분에 최근에서야 주목받는 마이너 한 스포츠인줄 알았는데 말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한 가지 사실에 놀라야만 했다.  


숏컷한 여자들이 이렇게나 많다고?


사실 일상에서 숏컷한 여성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비율로 따지면 10명 중 0.05명 정도 되려나? 물론 나 또한 숏컷을 살면서 한 번도 시도해 본 적이 없다. 고준희나 정은채 등 소두를 자랑하는 연예인이나 모델 정도 되어야 하지. 평범한 얼굴과 비율을 가진 내가 감히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풋살장에만 가면 숏컷을 한 여성들의 밀도가 급격히 늘어난다. 체감상 10명 중 3-4명 정도는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마치 우연처럼 숏컷 언니들은 하나같이 다 실력이 뛰어났다.


왜 풋살을 하는 사람 중에는 유달리 숏컷을 한 여성들이 많은 것이며, 그들은 왜 이렇게 풋살을 잘하는 거지?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기 시작했고 이윽고 2가지 가설에 이르렀다.


가설 1. 남성 호르몬의 비율이 많아 운동 신경이 뛰어난 여성들이 보이시하게 머리를 짧게 자른 것이다.

가설 2. 풋살을 너무 좋아하다 보니 풋살 할 때 거추장스러운 긴 머리를 아예 머리를 짧게 자른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을 겉모습 보고서만 판단해서는 안 되지만 '소셜 매치에 참여하기 위해 풋살장에 갔는데 몸을 풀고 있는 여성이 숏컷이다?' 그렇다면 매우 높은 확률로 그 사람은 실력자일 때가 많다. 제발 저 분과 다른 팀은 아니길... 속으로 간절히 바라게 된다.


'왜 숏컷 언니들은 풋살을 잘할까?'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당사자에게 직접 묻기도 하고, 주변에서 들으면서 파악한 가장 그럴듯한 가설은 이거다.


가설 3. 숏컷 언니들은 학교 다닐 때 운동을 했던 예체능 출신이다. 그 당시 운동부는 머리를 짧게 자를 수밖에 없었고 그 스타일에 익숙해져 지금도 쇼트커트 헤어를 유지하는 것이다.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니 운동 신경이 남다를 것이고, 구기 종목이든 아니든 스포츠를 전공했던 사람들이니 당연히 풋살을 잘할 수밖에.


사실 내 가설이 맞는지 틀린 지는 잘 모르겠다. 푸른 잔디 구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숏컷 언니들이 참 멋있고, 부러울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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