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균열을 이용하여 원하는 일 성취하기
살아가면서 다들 여러 번 이런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자기 전까지 계속 고민을 하다가, 그 다음 날 자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난 적이 있을 때'
‘샤워하는 중에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며 해결책이 생각났을 때’
핵심은 처음에는 어떤 고민이나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시야가 좁아 딱히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았지만 그 후 잠을 자거나 다른 일을 하는 중에 시야가 넓어지며 우연히 번뜩이듯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이다.
이런 발견의 순간이 살면서 종종 있었지만 일상에서 스쳐지나가는 우연이라고 여겼고, 따로 개념적으로 정의할 필요는 못 느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 마련을 위한 자금 때문에 고민이 깊어질 때였다. 그동안 모은 예적금, 주식 등 자산 현황을 훑어보며 1억이라는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 머리를 요리조리 굴렸다. 결혼까지 남은 시간은 촉박한데 부족한 자금을 어디서 채울지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아 너무 답답했다. 일단 정답도 없고, 이미 자정을 넘은 시간이라 포기하고 노트북을 덮고 잠에 들었다. 그런데 잠을 푹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아침, 갑자기 어제 자기 전까지 고민하던 문제에 대한 좋은 수가 생각났다. '유레카'를 외치고 싶은 순간이었다!
그리고 문득 이런게 '무의식의 균열'이라는 건가? 싶었다. 나는 잠을 잔 것 밖에 한 것이 없지만, 자기 직전까지 신경쓰던 아젠다를 무의식적인 상태에서도 곱씹으며 뇌가 열일을 한 것 같았다.
'무의식의 균열'이라는 용어를 처음 접한 건 자청의 책 '역행자'에서 였다.
저자는 뿌리깊게 자리잡은 열등감과 불가능하다고 외치는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방어기제를 깨기 위한 방법으로서 무의식의 균열이라는 표현을 썼다.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듣다보면 무의식에 균열이 생기고, 자의식이 해체되어 성공 마인드가 자리잡힌다는 것이다.
책을 읽었을 당시에는 솔직히 잘 와닿지 않았는데, 결혼준비로 신경써야 하는 문제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지금에서야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거창하게 자의식의 해체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작은 성공을 만들기 위해 뇌에 작은 자극을 주는 노력을 '무의식의 균열'이라고 내 스타일로 정의하고 해석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런 '무의식의 균열'이 찾아와주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영리하게 이용한다면, 원하는 일을 성취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에서 작은 성공을 만들기 위해, 뇌에 균열 내기
자는 동안에도 우리의 뇌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어렸을 때 부모님으로부터 시험을 앞두고 밤새서 벼락치기를 하는 것보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암기에 더 도움이 된다고 누누히 듣지 않았는가.
실제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잠을 자는 동안 해마와 대뇌 피질이 정보를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자기 전에 고민했던 것이 더 깊이 각인(기억의 공고화)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REM 수면 동안 뇌의 연결성이 증가하면서 비논리적이거나 창의적인 사고가 촉진되어 무의식적으로 고민하던 문제를 색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런 뇌의 특성을 이용하여 잠을 자기 전에 30분이라도 시간을 투자하여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 대해 생각한다면 자는 동안, 그 다음 날까지도 고민의 루프가 이어지며 좁았던 시야가 넓어지고 해답을 찾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 습득이 필요한 분야가 있지만, 당장은 시간이 없다면 나는 일단 유튜브에 들어가서 키워드를 입력하고 상단에 뜨는 유명한 채널의 영상을 클릭만 하고 나온다. 그리고 알고리즘이 삽시간 내 피드를 해당 주제와 관련된 영상으로 자연스럽게 도배하기를 기다린다. 그러면 유튜브에 접속할 때마다 해당 주제에 노출되기 때문에 계속 주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마련된다.
관심 있는 주제, 계발하고 싶은 영역이 있다면 그 주제로 대화가 오고가는 그룹에 가서 어울려야 한다. 해당 주제 위주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속적인 자극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심사 그룹은 인터넷이나 책에서 습득하는 지식보다 생각과 행동에 강한 변화를 불어넣어줄 수 있다.
한 예로, 가장 친한 그룹의 대화 주제는 주로 연애, 회사 등 일상적인 주제였다. 그런데 몇몇 친구가 최근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져, 각종 정책 지식이 빠삭하고 투자를 통해 수익도 꽤 내고 있었다. 친구들을 만나고 집에 오는 길에 제대로 각성이 되었다. 부동산과 주식 투자에 문외한이고,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며 공부해야겠다고 정신이 빡 들었다. 기존에는 재테크, 자기 계발 유튜버들의 영상을 봐도 '저 사람 대단하네' 정도로 여기고 말았던 나였다.
바쁜 현대인들은 늘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각종 쇼츠, 릴스 등 도파민 유혹에 노출되며 정작 중요한 일과 주제에 집중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그럴 때 무의식의 균열을 이용한다면, 효율적으로 원하는 일을 해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의식하여 뇌에 자극을 불어 넣어, 무의식 상태에서도 열일하게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