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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도 처음이라 Dec 03. 2017

13박 15일간의 이탈리아 신혼여행 - 여행준비 #1

호텔과 비행기

한창 이탈리아(이태리) 신혼여행 계획을 짤 무렵 회사 프로젝트가 한창 바쁠 시기라 고맙고 미안하게도 아내가 대부분의 예약을 다 처리했다.


아내는 여행에서 잠자리와 먹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데, 사실 그 이유는 보기와 달리 장이 약해 음식이 조금만 이상해도 배탈이 나고, 소리에 민감하며 잠자리 소음에 예민하고, 여자인 아내보다 피부가 약해 트러블이 잘 나는  참 까탈스러운 나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신혼여행도 다른 여행이 그랬었듯 엄청 돈을 펑펑 쓰진 않았지만 아끼진 않는 여행이었다.


예민한 나를 위해 아내는 숙소를 다 4성 이상 호텔로 예약해 뒀고, 비행기도 저가항공보다는 최대한 얼리버드를 활용하여 아시아나로 예약을 해뒀다.


비행기

우리가 끊은 아시아나는 로마 인/아웃으로 가는 편은  인천에서 일요일 낮 12시 50분, 오는 편은 로마에서 토요일 저녁 7시 55분 비행기로 유류세 포함 1인당 왕복 104만 원이었다. 여기에 청구할인까지 적용되어 아주 조금 더 할인을 받았다.


아시아나 기내식


호텔

호텔은 도시별로 아래 호텔들을 이용했다.


로마 1박

- 호텔 지오베르티 (Hotel Gioberti)


나폴리 1박

-  호텔 로열 콘티넨탈 (Hotel Royal Continental)


소렌토 2박

- 호텔 안티체 무라 (Hotel Antiche Mura)


피렌체 4박

-  그랜드 호텔 카부르 (Grand Hotel Cavour Florence)


로마 5박

- 호텔 파세 헬베지아 (Hotel Pace Helvezia)


호텔 지오베르티 (Hotel Gioberti)


로마에 도착한 날 남부로 넘어가기 전 하루 숙박했던 호텔이다.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 6시 넘어 도착 예정이었고 입국 심사와 공항철도를 타고 오는 시간을 고려하면 저녁 8시가 넘을 것 같아 최대한 가까운 곳을 선택했었다.



사실 여행 전 테르미니 역 근처 치안이 안 좋고 노숙자들이 많다고 하여 가까운 곳을 했음에도 엄청 걱정했으나 관광객이 몰리는 테르미니역은 저녁에도 많은 이들이 있었고 걱정했던 노숙자들도 서울역 정도 수준이었다. 더욱이 호텔은 13번 출구로 나오면 11시 방향에 바로 호텔 간판이 보이고 케리어 끌고 2분 정도 걸리는 정말 가까운 곳에 있어 걱정했던 게 허무할 정도였다.


호텔 외관은 로마 모든 건물이 그렇듯 오래돼 보이지만 실내는 리모델링을 한 건지 한국 비즈니스호텔처럼 깔끔했다.


아침 조식도 생각보다 잘 나와서 다음날 나폴리로 가기 전 여유롭게 든든히 배를 채우고 출발할 수 있었고, 아침에 호텔에서 테르미니로 가는 길은 전날 밤과는 달리 번화가의 이른 아침 상점이 문을 닫았고 출근하는 이들로 붐비는 거리 느낌이었다.


호텔에서 테르미니 역으로 가는 길

호텔 로열 콘티넨탈 (Hotel Royal Continental)


델로보 성 바로 앞 해안가에 위치한 호텔로 특히 우리가 묵었던 객실은 8층 바다 뷰 객실이라 전망이 정말 좋았다.



처음 도착해서 휴대폰 충전을 위해 콘센트를 꼽는 순간 두꺼비집이 내려가버려서 좀 당황하긴 했지만  프런트에 이야기하니 바로 조치를 취해주었다.


한 가지 에피소드는 아내는 피곤해서 모르고 잤지만 자정 무렵 갑자기 총성 같은 소리가 들려 깜짝 놀라 잠에서 깨서 발코니 셔터를 올려 확인을 했었다. 알고 보니 근처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소리였고 다음날 아침을 먹으면서 주변에 다른 외국인들도 전쟁난 줄 알고 깜짝 놀랐다며 서로 농담처럼 이야기를 주고받는 걸 들었다.


조식은 2층 식당에서 먹는데 창문 너머로 델로보 성이 바로 보였다. 소렌토로 넘어가기 전, 체크아웃 후 가방을 맡길 수 있어 맡겨두고 나폴리를 좀 더 둘러볼 수 있었다.

조식 테이블에 앉아 바라보는 델로보 성


호텔 안티체 무라 (Hotel Antiche Mura)

이탈리아 여행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호텔로, 서비스와 방 모두 너무 만족스러웠다. 여행동안 지냈던 호텔 중 방이 큰 편에 속했으며, 유일하게 신혼여행을 축하한다며 작은 카드와 샴페인을 서비스로 준비해 주었다. (우리는 여행 출발 전 체크인에 대한 문의와 함께 신혼여행임을 이야기하며 좋은 방을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각 호텔에 메일로 보내두었다.)


살짝 감기끼가 있는 아내 가 먹을 감기약을 위해 프런트에 커피 포트를 부탁했을 때도 센스 있게 커피잔 2세트를 챙겨주기도 했다.


그 외에도 식당을 추천해 달라고 했을 때도 친절한 설명과 함께 몇 군데를 추천해 줬으며 원한다면 자기들이 예약도 해줄 수 있다고 하였다.


한 가지 이 호텔에서 특이하다고 생각했던 점은 우리 두 사람의 취향이 독특한 건지  지내는 동안 조식을 먹거나 호텔 내에서 움직일 때 젊은 커플을 보지 못했다. 대부분이 중/노년층이었고 가뜩이나 동양인이 없는데다 나이까지 어리다 보니 아침을 먹으러 갈 때면 한 번씩 신기한 눈으로 다들 쳐다보는 시선을 느끼기도 했다.

호텔 내 수영장도 있고 야외에서도 조식을 먹을 수 있어서 날씨가 좋을 때 온다면 이 호텔을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기차역에서 캐리어를 들고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


그랜드 호텔 카부르 (Grand Hotel Cavour Florence)


두오모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에 위치한 호텔로 가격대비 방 사이즈가 제일 작았다. 호텔에 처음 도착해서 방이 생각보다 너무 작아 프런트에 우리 방 사이즈가 잘못된 게 아니냐 물었을 정도로 더블 배드 하나로 꽉 차는 방 사이즈였다. 아시아인 차별로 좋은 방은 다른 사람에게 주고 이상한 방을 주는 사례도 있다고 하는데, 프런트 직원이 자신들이 사용하는 예약 확인용 프린트 물까지 보여주었기 때문에 조금 찜찜해도 그냥 믿기로 했다. (방이 마음에 안 들어서 인지 글을 쓰면서 보니 사진도 찍어오지 않았다.)


사실 이 호텔을 예약했던 가장 큰 이유는 두오모가 바로 보이는 루프탑 카페 때문이었는데, 한번 올라가 보고 날씨가 춥기도 했고 칵테일이 생각보다 별로라 그 이후로는 가질 않았다.

루프탑 바에서 찍은 두오모 야경


조식은 소렌토 안티체 무라 호텔 다음으로 만족스러웠고, 안티 체무라가 휴양지 느낌의 친근한 식당에서 먹는 조식이라면 이곳은 깔끔한 도시 느낌의 블랙톤 식당에서 먹는 고급진 느낌이었다.



낮시간에는 호텔 투숙객들을 위해 무료 음료나 다과 등을 로비에 준비해 두었고, 비가 왔던 날 프런트에 말해서 우산을 빌리는 등 방 크기만 제외하면 나머지는 친절하고 서비스는 좋은 편이었다.


 가기 전 후기에서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호텔에 너무 추웠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우리는 오히려 너무 히터가 빵빵하게 잘 나와 건조해서 끄고 자거나 최대한 낮추고 물수건을 만들어서 두고 잤었다. 바깥 날씨는 남부에서 반팔티에 기모 후드만 입고 돌아다니기에 더웠던 것에 비해 추워서 긴팔티와 내복까지 최대한 껴입고도 추울 정도였다. (결국 추워서 로마에선 패딩 재킷을 하나 사서 입었다)


호텔 파세 헬베지아 (Hotel Pace Helvezia)


베네치아 광장 근처에 있던 호텔로, 테르미니 역에서는 좀 떨어져 있지만 5박이나 할 예정이라 최대한 도심 한가운데 있는 곳을 찾아 선택한 곳이다.


방 크기도 큰 편에 속하고 나쁘지는 않았지만 몇 가지 단점이 존재하는 호텔이었다.


 도로변에 인접해 있다 보니 밤에도 차소리가 좀 들리는 편이고 (예민한 내가 잠을 자는 데는 문제가 없었으므로 심한 정도는 아니었다), 홈페이지 사진에도 그런 방이 몇 개 보였는데 완전 더블베드가 아니라 트윈베드를 이어서 더블용 이불을 깔아 놓아서 처음에 좀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건물 자체가 오래돼서 라디에이터 중앙 난방식인데 24시간 틀어지는 게 아니라 호텔 전체방이 일괄적으로 일정시간 켜졌다 꺼지는 방식이라 방이 추운 편이었다.


조식도 다른 호텔에 비해 별로였는데, 먹을 것도 별로 없었고 신선한 느낌도 아니었다.


솔직히 제일 많은 밤을 보낸 호텔이었지만 위치만 빼면 이 호텔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진 않을 것 같다.


호텔 요약


로마 호텔 지오베르티

- 테르미니 역 2분 거리

- 깔끔하고 현대적인 방

- 가격 대비 중간 사이즈 방

- 조식 먹는 공간은 좁으나 음식은 괜찮음

- 서비스는 밤에 도착해 잠만 자서 평가 불가


나폴리 호텔 로열 콘티넨탈

- 나폴리 역에서 찾아가는 거리가 좀 있음

- 바다뷰 방인 경우 뷰가 좋음(사이드 오션뷰가 있으므로 예약 시 주의)

- 조식 음식은 그저 그렇지만 종류가 많고 델로보 성이 보이는 뷰가 매우 좋음

- 방 큰 편, 욕조 있음

- 직원들 말투가 친근하진 않으나 츤데레 느낌으로 서비스는 좋음


소렌토 호텔 안티체 무라

- 역에서 10분 정도 걸어야 하는 위치. 소렌토 메인 사거리 인근

- 절벽 뷰인 경우 뷰가 좋음

- 조식이 먹을 게 많고  웨이터 분이 에너지가 넘침. 야외에서 먹을 수도 있음

- 방 큰 편, 욕조 있음

- 서비스 만족도 최고


피렌체 그랜드 호텔 카부르

- 피렌체 S.M.N (산타마리아 노벨라) 역에서 도보 15분으로 좀 거리가 있는 편.

- 두오모에서 가깝고 도심지라 피렌체를 돌아다니기는 좋음

- 방이 상당히 작음

- 조식 먹을 게 많고 한국 호텔 느낌으로 제일 깔끔하고 고급짐

- 서비스나 친절도 좋은 편


로마 호텔 파세 헬베지아

- 베네치아 광장 인근으로 테르미니 역에서는 좀 거리가 있으나 로마 시내를 돌아다니긴 좋음

- 중앙 라디에이터 난방이라 추운 편

- 조식은 큰 기대를 안 하는 게 좋음

- 방은 큰 편, 욕조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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