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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way May 17. 2019

퇴사 소회




퇴사는 토하듯이 하는 거라더니

저에게도 이런 날이 오긴 하는군요.

한 번의 구토같은 퇴사를 위해

얼마나 많은 두통과 울컥임이 있었는지

지독한 숙취 같았던 몇 개월간의 고민을 끝내게 되어

후련한 마음입니다.

5월 17일 자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5년 5개월고도 만이네요.


한 때 마음을 다해 좋아했던 일터였습니다.

일하는 즐거움에 취해 춤추듯 일했던 순간들,

능력에 비해 과분하게 주졌던 들이 떠올라

고민이 길었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늦기 전에

한 때 이곳에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진

빛나는 것들을 아나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의 이유, 재미, 보람, 동료애- 그런 것들이요.


회사가 돈 버는 데지 뭐가 더 필요하냐고 

이 곳은 온실이며 저 밖은 지옥이라고

누군가 말합니다. 그러나,

복종을 댓가로 조용히 열을 맞춰 심겨 있는 ,

때로 유도 모른 채 흔들리

잡초로 규정되어 뽑혀나가는 것이

내게 기대된 역할이고, 내가 볼 풍경이라면, 

그보다 나은 삶을 시도할 기회를

스로에게 주기로 했습니다.

세상 밖에서 화초가 아닌 나무로 자라날 수 있을지

작은 꽃이라도 피워낼 수 있을지

기대하고 걱정하며, 이 곳을 떠납니다.


저는 계획이 현실로 자리잡을 때까지

당분간 개인작업과 일거리, 취미활동을 하면서

창작자에게 필요한 것들을 채우려 합니다(=놀겠 뜻).

그러니 할 일이 없을까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이 있으니까요(ㅋㅋㅋ).


제 회사생활에 마음을 보태 주셨던, 

좋은 파트너십을 가르쳐 주셨던

직업인으로서의 저를 응원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기회로 웃으며 다시 만날 수 있을때까지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도 세상 어딘가에서

행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 2019. 5. 17. 6:2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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