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바라보며...
그때 우린 같이 차를 타고 가고 있었다.
아이가 신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저기 기차가 있어.
나는 무미건조하게 답했다.
-어디? 없는데?
당연히 없지. 우린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단다. 아가야.
-엄마 저기 있다니까. 추추 트레인. 추추~하고 가자나.
혹시나 창밖을 봤다. 철길은 없었다.
-기차가 어디 있다고 그래? 없다니까.
이번엔 약간은 짜증스럽게 답했을지도 모른다.
아이가 하늘을 가르키며 말했다.
-저기 추추 트레인 있자나. 엄마 안보여?
있었다. 추추 트레인.
늘어선 구름이 딱 기차 같았다.
난 하늘을 보고 저토록 신났던 것이 언제였던가.
하늘의 구름을 눈여겨 본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난다.
있었던 것도 같다.
아주 예전에.
나 역시도 노을지는 하늘을 보며
저 하늘 너머에, 구름 너머에
출장 갔다던 아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 붉은 빛 노을을 따라 열심히 뛰었었다.
잊혀졌던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
같이 웃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졌다.
나에게도 있었다. 그런 시간이...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고맙다. 아가야.
(이젠 더 이상 "아기"는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