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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MOM Mar 04. 2016

아이의 세상 《기차》

함께 바라보며...

그때 우린 같이 차를 타고 가고 있었다. 

 아이가 신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저기 기차가 있어.


나는 무미건조하게 답했다.  

-어디? 없는데?

당연히 없지. 우린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단다. 아가야.  


-엄마 저기 있다니까. 추추 트레인. 추추~하고 가자나.


혹시나 창밖을 봤다. 철길은 없었다.

-기차가 어디 있다고 그래? 없다니까.


이번엔 약간은 짜증스럽게 답했을지도 모른다.
아이가 하늘을 가르키며 말했다.


-저기 추추 트레인 있자나. 엄마 안보여?


있었다. 추추 트레인.
늘어선 구름이 딱 기차 같았다.

난 하늘을 보고 저토록 신났던 것이 언제였던가.
하늘의 구름을 눈여겨 본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난다.


있었던 것도 같다. 
아주 예전에.


나 역시도 노을지는 하늘을 보며
저 하늘 너머에, 구름 너머에
출장 갔다던 아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 붉은 빛 노을을 따라 열심히 뛰었었다. 
잊혀졌던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


같이 웃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졌다. 
나에게도 있었다. 그런 시간이...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고맙다. 아가야. 

(이젠 더 이상 "아기"는 아니지만...)


아이는 이 구름은 나이아가라 폭포 같다고 했다. 저기에 우리가 탄 배가 있다고 했는데, 난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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