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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로니 Mar 27. 2016

알래스카로부터

<여행하는 나무> 호시노 미치오

1.

나를 성장시키는 것은 줄곧 이별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여행하는 나무>를 읽으면 '여행'이라는 단어를 성장지침서 제일 앞으로 이동시켜야겠다.싶다. 고등학교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이별보다는 여행을 더 많이 했을 것이고, 지금보다는 더 밝은 사람이 됐을 거라는 헛된 망상을 해보았다. 미지의 세계인 알래스카에 이끌린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면 호시노 미치오의 삶에 단번에 매료되는데 누군가의 글이 내 마음을 부풀어 오르게 하는 경험과 위안을 받고 싶을 때 이 책을 떠올리면 좋다.


2.

내 삶을 지배하고 있는 키워드가 있다. '먹놀일잠 -먹고, 놀고, 일하고, 잠자기'. 내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 네 가지로 설명되는데 <여행하는 나무>의 호시노 미치오를 보면 노는 것과 일하는 것의 중간쯤에 '관찰하기'라는 게 있는 것 같다. 관찰활동을 통해서 자연을 바라보고, 나를 탐구하고, 가족과 친구와 삶의 의미를 알아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이런 행위가 나의 '먹놀일잠' 세계관과 큰 차이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초등학교 때 방학이면 숙제로 나왔던 탐구생활 교재가 어쩌면 인생에서 참 중요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3.

운명이라고 생각할 만큼 무언가를 더 열심히 사랑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날의 뜨거운 열망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인생에서 그것만큼 슬픈 일이 없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어떤 끌림이라는 것이 나를 나답게 하고 발현하게 하는 필수 불가결의 조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4.

다음생이 아닌 이번 생에 알래스카의 오로라를 꼭 한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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