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에 관하여> 임경선
1.
연애, 결혼, 취업, 성격, 직업, 적성, 인간관계 등 모범답안이라는 것이 딱히 존재하지 않는 인생의 질문에 대해 어떤 답을 해야 할까? 나다운 선택이란 무엇일까? 애초에 완벽한 선택, 확신이라는 것이 존재는 하는 걸까? 많은 사람들이 믿는 보편적인 가치관, 행동의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일까?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만 같은 것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새삼 느꼈다. 시간이 지나면 또 망각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2.
인생에 있어서 필요한 모든 것들이 그게 물질이건 의식이건 부족한 것도, 넘쳐도 문제이니 사는 건 복잡하게 생각하면 한없이 복잡한 것만 같다. 어려운 수학 문제도 결국에는 수식이라는 문자로 표현되는 스케일의 것인데 이건 확실히 더 고차원적인 문제가 틀림없다. 그래서인지 성인이 돼서 겪는 문제는 머리가 아닌 마음을 써야지만 해결되는 문제들이 많다.
3.
나를 잘 아는 것, 특히 시시각각 변하는 내 마음을 잘 아는 것, 내가 하는 얘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얘기는 숱하게 들어본 것 같은데 잘 안 되는 이유는 단지 내 이야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 한번 들은 얘기를 또 들어면 재미가 반감되는 것처럼 나에 대한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다.라고 판단하도록 우리의 회로가 설계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나를 충만하게 만드는 태도는 꼭 생각해볼 문제다.
4.
열정인 것, 내가 혹은 열정적인 상대방을 볼 때, 무엇에 대한 것은 하등 상관없이 끌리는 것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만큼은 나의 모든 것들이(생각, 행동, 마음)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느낌이 좋다.
5.
검은색도 아니고, 흰색도 아닌 회색 어디쯤에 있는 사람. 열정적인가 싶으면서도 한없이 빈둥거리고, 낯을 가리는 것 같으면서도 때로는 아니고, 3~4명이 있는 자리에서는 수다스럽다가도 사람이 많은 자리에서는 입을 다물어버리고, 유쾌한 듯 유쾌하지 않고, 어른 같으면서도 어린이 같은. 어느 지점이라고 말하기 모호한 부분이 나를 채우고 있다.
6.
행복한 삶은 존재할 수 있지만 행복만 한 삶은 인간계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 어떤 삶이든 여러 감정이 항상 나를 따라다니게 마련이다. 그저 서글플 따름이지만 행복한 것들에 대한 접점을 계속 만들어가는 자가 가진자가 아닐까 싶다.
7.
대안의 인생. 그런 건 어디에도 없다. 행여 있더라도 분명히 내가 선택하지 않는 '저쪽 인생의 나'도 똑같이 '이쪽 인생의 나'를 시기하고 있었을 것이다.
막상 써놓고 보니 책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없는 독후감이 돼버렸지만 마지막은 참 현실적이어서 기억에 남는 글로 끝맺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