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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톰 날다 Sep 19. 2019

서태지와 아이들 vs 퓨디파이

새로운 미디어 대표 아이콘 

91년 말이었던 것 같다. 

키만 삐죽 크고, 말수도 없지만 노량진 근처에서 재수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친해진 동기녀석이랑 근처 가을 학교 축제에 참석했었다. 

재미있는 걸 봐도 웃지도 않고 그땐 뭐 그렇게 시크하게 분위기를 잡고 다녔는지 모르겠다. 가을 축제도 뭐 특이한 게 있겠나 싶어서 그냥 시간 때우러 잠시 들려보자는 식으로 방문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역시 처음 보는 무명 댄스가수 3명이 출연.. 그럼 그렇지.... 

하지만 잠시 후 이 듣보잡 무명 댄스 그룹이 얌전하게 서있다가 비트가 나오면서 갑자기 무대를 휘어 잡아 버렸다.  "난~~ 알아요! 이 밤이 흐르고 흐리면....."  

순간 누가 더 시크한 가 내기라도 하듯 매사에 무반응이었던 우리들도 비트에 맞춰 박자를 맞추며 몸을 흔들고 있었다.  '어 이건 뭐지...?'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곡  "난 알아요"였다.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리듬과 탬포...  아직도 얌전하게 보이던 서태가가 난 알아요를 외치며 춤을 추던 모습은 생생하다^^

재미있는 건 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공중파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 기존 대중가요 시장을 주름잡던 평가위원들이 점수를 매겼던 프로그램이었다. 평균 7.8점.. 당시 심사위원들 한테도 좋은 소리는 듣지 못했었다. 아마도 심사위원들도 많이 당왕했지 않았을 까 싶다.   방송 출연 이후 서태지와 아이들은 대중가요계의 이단아에서 지금까지 가요대통령으로 한 세대의 아이콘, 나아가 새로운 문화를 만든 주역으로 현재 아이돌 시장이 클 수 있는 중심이 되었다. HOT, 슈퍼쥬니어, 엑소, BTS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는 K-POP은 시작은 이렇게 기존 대중 문화로서는 이해하기 힘들고 낯선 시선으로 시작되었다. 

출처 : 구글 이미지 "MBC 특종TV연예" 출연 모습


얼마 전 스웨덴의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퓨디파이(Pewdipie)"가 개인 유튜브 채널로는 처음으로 구독자 1억명을 돌파했다. 2010년부터 방송을 시작한 퓨디파이는 2019년 9월 9일 기준  3,900여 개 이상의 영상을 제작, 업로드해오고 있고, 누적조회수는 232억회가 넘는다. 2018년 퓨디파이가 벌어들인 수익은 188억원 이상이라고 한다. 

아래 이미지는 퓨디파이가 2011년 2월 구독자 2,500명일 때 이제 막 시작하는 유튜버일때의 영상이다. 

출처 : THE EVOLUTION OF PEWDIEPIE | 2010-2018 ( Sam Dubs )

                                      

"당신을 방송하세요 ( Broadcast Yourself )"라는 모토로 디지탈 동영상방송 시장을 개척해온 유튜브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1인 방송을 하는 유튜버들을 지원하기 시작한다.  기존 TV방송들에게는 낯설고 그들은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은 비쥬류의 1인방송 크리에이터로 퓨디파이가 활동을 한다. 

당시 국내에서도 아프리카TV와 같은 1인 방송 시장이 있었으나 주로 먹방이나 게임리뷰 등  비주류로 특정 분야의 덕후들 위주로 운영되었다. 

구독자수는 퓨디파이도 많지 않지만 돈은 더 많이 번 미국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라이언(Ryan) 장난감 리뷰 채널도 있고 국내에서도 최근 보람튜브가  1,7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기반으로 월 6억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이젠  GOD 박준형 와썹맨, 신세경, 백종원, 이영자 등 기존 방송 미디어의 유명 셀럽들도 유튜버로 활동하며 기존 방송 미디어와 디지털 영상미디어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트랜드와 미디어의 주역들은 이렇게 낯설고 어색하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이제 다시 익숙해지고 또 다른 낯선 새로운 주인공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퓨디파이와 그랬던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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