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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탈튼튼 김프리 Nov 01. 2023

엄마는 오늘도 베스트 드라이버

운전은 필수 능력

2023.10.31(화요일) 5학년 아들의 연습경기가 있는 날. 상대는 서울의 유명 축구클럽 신답 FC U11이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운동하고 있는 신답 FC는 서울신답초등학교 축구부로 구성되었으나 사설 클럽으로 전환되어 운영 중이라고 한다. 나 어릴 적만 해도 초등학교에 축구부, 육상부, 야구부, 씨름부, 배드민턴부 등등 운동팀이 많았는데 요즘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사설 클럽에서 운동을 시키려면 금전적 부담이 만만치가 않다. 학부모로서 참 아쉬운 부분이다. 


오늘 아들 연습경기 장소는 중량물재생센터. 인천에서 서울 성동구. 거리가 상당하다. 집에서 축구장까지의 거리는 약 40km. 경기도 서쪽에 사는 나는 서울 나들이가 매번 두렵다. 엄청난 교통체증  때문에 목적지 도착시간도, 귀가시간도 예상할 수 없다. 그래도 어쩌겠나. 거리가 멀면 데려다 주지는 못해도 하차는 직접 해주고 싶은 게 엄마 마음이다. 구단 승합차 혹은 감독님 차를 타고 오는 것보다는 좀 더 마음 편하게 올 수 있으니 아들은 연습경기를 멀리 갈 때면 데릴러 올 수 있냐고 꼭 물어는 본다. 그러니 갈 수 있으면 되도록이면 데릴러 가려고 노력한다. 

퇴근 시간 전부터 밀리는 강변북로


마침 오늘은 서울에서 미팅이 있는 날. 생각보다 일이 일찍 끝났는데 차가 엄청 밀린다. 끝나는 시간을 못 맞추면 아들 혼자 불 꺼진 경기장에서 기다려야 한다. 마음이 급해졌다. 다행히 구장 도착시간은 3 쿼터 끝나기 10분 전. 시간을 겨우 맞춰서 다행이었다. 

10분 후 모든 경기 종료. 아이들의 연습경기를 지켜보러 오신 학부모님들과 짧은 인사를 나눈 후, 가방을 메고 구장을 나오는 아들을 기다렸다. 집에 돌아오는 Tmap을 찍었더니 2시간이다. 하필 퇴근시간에 끝나 집에 돌아가는 길이 쉽지 않겠구나 싶다. 한 동네에 사는 아들 친구도 함께 태우고 간다고 하니 아들이 좋아한다. 2시간 동안 둘이 조잘조잘 떠드는 소리를 들을 생각을 하니 조금은 덜 지루할 것 같았다. 


축구하는 아들 엄마는 오늘도 긴 한강을 따라 열심히 달렸다. 예체능 하는 자식을 키우면 운전은 필수능력이다. 단거리, 장거리 가릴 것 없이 여기저기를 왔다 갔다 해야 한다. 6학년이 되면 서울로 진학경기를 하러 많이 온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경기를 하고 긴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내년에 새로 시작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는데 바빠진 아들 때문에 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그래, 내 년 일은 내년에 생각하자. 


오늘의 연습경기의 결과도 그간의 경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2:4 패. 

멀리까지 와서 열심히 뛰었는데 아쉽다만, 아들 피셜에 따르면 경기 내용은 좋았다고 한다. 


내 인생에서 잘한 일이 몇 개 안 되는데 그중에 하나가 운전면허 취득이다.

전국 어디든 운전해서 갈 수 있는 엄마는 무사고 베스트 드라이버다. 

집에 돌아오는 길, 뒷자리에서 친구와 장난치는 소리가 듣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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