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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루비 Dec 08. 2015

겁쟁이

일희일비하지 말자.

<요지경>을 시작하면서 언니가 항상 나한테 했던 말이 있다.
'일희일비하지 마라'


최근 몇일, 아니 몇주?

되돌아보니 나는 겁쟁이었다.

불안감, 자신없음, 우울함.


왜 이렇게 감정적으로 반응하게됐지.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어졌을까

최근 내 반응은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신뢰마저 잃어버린 듯 보였다.

왜 그랬을까.







얼마 전에 인터뷰를 하나 했다.

2호에 들어갈 인터뷰이가 콜롬비아에 있어서 시차때문에 오전에 페이스타임으로 만났다.

여러 질문들 중에서 나를 놀래켰던 답변이 있었다.


'소위 유명한 사람들이라고 하는 이들을 인터뷰하는데, 만나기 전에 걱정되는 건 없어요?'

- 응? 무슨 걱정?


'그 사람들에게 좋은 질문을 못 던지면 어쩌지라던가, 결국 시간을 허투루 쓰게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 전혀. 저는 존경? 사람을 아이돌라이징(idolizing)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다 똑같은 사람인데 뭘, 똑같이 X싸고 안그래요?
- 그리고 그 사람이 인터뷰하는 걸 동의했다는 건, 나한테 시간을 쓰겠다라고 동의했다는 거잖아.
- 내가 할 일에 대해서 설명하고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그 사람이 수락했다면 내가 하는 일에 그 사람도 동의한다는 뜻이에요.








그렇다.

그런거다.


저 말들을 듣는 순간.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와 인터뷰이의 관계가 높고 낮은 무언가가 아니다.

인터뷰이가 내 일에 대해 동의했다면 나는 존중과 감사를 표하면 된다.



어제의 인터뷰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2호를 준비하면서 답이 오지 않는 인터뷰요청 메일을 여러번 쓰면서

자신감은 하락하고, 점점 더 쪼그라들었던 것 같다.

책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도 바로 확인이 안되니까 더 그랬다.

이 작업을 하는 게 맞는 걸까. 계속 만드는 게 의미가 있는 걸까라고 계속 자문했다.


이젠 그러지 말자.

내 의도에 동의해주는 사람들을 계속 찾아서 인터뷰하면 되는 거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내 책을 좋아할 순 없다.

그리고 인터뷰요청했던 사람들도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

내가 열심히 인터뷰준비를 했다면, 그걸로 됐다.

당당하게 만나러 가자.

내가 하는 일에 자신을 가지자.

나를 좀더 신뢰해주자.





인터뷰매거진 요지경

요지경은 계간으로 발행되는 인터뷰매거진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 질문하고 세상의 다채로운 삶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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