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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belbyme Aug 03. 2024

매춘으로 둘러쌓인 삶

자기 앞에 생: 에밀 아자르

고아와 죽어가는 위탁모의 이야기다. 따뜻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매춘에서 시작해서 매춘으로 끝난다. 보모는 더 이상 매춘을 할 수 없어서 다른 창녀의 아이들을 돈을 받고 키워준다. 아이는 포주와 창녀 사이에 태어났고 포주인 아빠가 엄마를 죽여서 보모에게 맡겨졌다. 힘겹게 살아가는 위탁모와 아이를 가장 많이 도와주는 사람도 같은 건물에 사는 매춘부이다. 


소설에서는 매춘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이 있다. 위탁모는 자신이 죽은 후 아이에게 절대 매춘을 하지 말라고 한다. 반면 위탁모가 치매 증상을 보일 때 그녀는 창녀 복장을 한다. 창녀 때 남자들에게 받았던 관심을 다시 환기하며 즐거워한다. 그녀에게 창녀라는 직업은 도망치고 싶은 의식이자 행복한 무의식이다. 같은 건물에 사는 창녀는 세네갈에서 복싱 챔피언이었다. 하지만 여자가 되고 싶어서 파리로 와서 여자가 되었다. 세네갈 트랜스젠더가 할 수 있는 직업은 매춘 밖에 없다. 매춘이 있어서 그토록 원하는 여자가 될 수 있었다. 매춘 때문에 아이는 창녀 엄마와 엄마를 살해한 포주 아버지를 가진 비극의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아이는 매춘이 없었으면 태어나지 않았고 전직 매춘부가 있어서 빈민구제소에 잡혀가지 않았다. 


매춘이 삶을 시작하게 하고, 파괴 하고, 역겹게 하다가 황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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