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하는 동안은 신나지만, 조립하고 나면 그만큼 허무한게 없다.
이 녀석이 레고 상품으로 나온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올해 초. 겨울이었나 봄이었나 아무튼 그랬다. 나오기만하면 가격이 얼마든 사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머릿속에 '발매되었나?'라는 생각으로 검색을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통해 해외에서 주문하여 배송받고 조립한 후 후기까지 적어둔 블로그 글들이 있었다. 찾아본 글 중에 가장 빠른 글은 올 해 8월. 그렇게 몇 개의 글들을 살펴본 후 나도 구매를 해보려고 공식 레고 쇼핑몰을 찾았는데 물건이 없었다. 직구를 하는 것이 방법이겠거니 하면서 다른 블로그 글들을 읽다가 우연히 구매 사이트를 찾았다. 잽싸게 물건을 검색하니 물건은 있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비쌌던 것. (나온지 서너달 지났는데 가격이 떨어지지는 못할망정, 원래 가격보다 더 비쌌다.) 내가 구매한 사이트 판매 가격은 110,000원. 같은 물건이라도 여기저기 찾아보면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경험상 직구 사이트에서 최저가로 잘못 구입하면 포장이나 제품의 박스가 엉망이 되어 배송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 사이트에서 배송된 물건들의 리뷰를 보니 제품 포장에 대해 극찬하는 글들이 있었다. (제품도 중요하지만, 박스도 온전한 상태로 와야지 않겠어?) 그래서 잠시 망설이다가 바로 구매. 구매버튼을 누른 날로부터 내 손에 들어오는데까지 약 3주가 걸렸다.
보통 나는 해외 직구를 하게되면 '언젠간 오겠지?'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기다리는 편인데 1~2일에 한 번씩 주문현황을 들여다보면서 '어디쯤 왔나..' 들여다본 것 같다. 한칸한칸 지나올 때마다 '오는구나, 오고있어!'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3주.
배송을 받고 난 후 밤 10시가 되서야 이 녀석을 마주할 수 있었다. 자 이제 뜯어야지.
보통 레고 매니아들은 저렇게 뜯은 후에 색깔과 종류에 맞추어 배열을 해놓고 조립을 하던데 나는 성격이 그러하지 못해서 그냥 대-충 한 눈에만 잘 들어오게끔 정리를 했다.
그렇게 조립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조립을 도와줄 설명서를 보는데 꽤나 두껍더라. 100page가 넘었으니까. 경험상 레고를 조립해보면 설명서를 보고 조립 시간을 예측하는데 보통 이정도면 '두 시간에서 두 시간 반 걸리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정확히 두 시간 반 걸렸다. 물론 중간중간 사진찍고 딴짓도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녀석의 실제 크기도 꽤 크고 조립하는데 들어가는 레고도 많았다. 일단 작은 부품이 많으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손도 아주 많이 간다는 것. (게다가 이 녀석은 눈알이 두개 팔도 두개 발도 두개)
몸통을 조립하면서 사진을 몇 개 찍었는데 이 4장이 그나마 조립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매번 레고를 조립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작은 것 하나하나에 디테일과 '이 부분을 이렇게 풀었구나!'라고 속으로 놀라면서 감탄사를 금치 못할 때가 종종 있다. (아직 놀라기는 이르다..)
그렇게 몸통을 조립하고 다리를 조립하고 머리와 눈 그리고 팔까지 조립을 했다. 다리를 조립하면서 부품이 하나 빠졌다는 것을 감지했다. 분명 한자리에 모두 펼쳐놓고 어디하나 떨어뜨리지 않았는데 다리에 들어가는 톱니바퀴 부품이 하나 없었던 것이다. (아 이걸 어떻게 증명해야 하나, 구입한 데에 말해야하나, 다시 분해해서 돌려보내야하나. 아주 오만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만들다보니 외관상 문제가 되지 않으니 그냥 넘어가서 계속 만들었다.
뚝딱뚝딱 만들면서,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이 영화를 다시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가 당시에 재미있어서 서너번 정도 봤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기억 남는 것이 월이가 죽었다 살아날 때 소리가 나는데 그것이 맥북의 부팅음이었던 것 부-웅-)
그렇게 조립이 끝났다. 밤 10시에 시작해서 자정을 넘기고 사진까지 모두 찍었다.
이 제품은 레고 아이디어에서 제품화가 결정되어 판매가 되고 있다. (레고 아이디어는 레고 팬들이 만든 창작품에서 10,000표를 얻으면 실제로 제품화한다.)
레고는 실제로 구동하는 제품들도 있고, 덩치가 아주 커서 비싼 제품들도 많다. 나는 일 년에 두어번 200,000원 이하의 제품들을 구매해서 레고를 조립한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레고 매장이 있는게 큰 함정) 이 녀석을 조립하기 전에 만든 것이 레고 미니쿠퍼(10242)였다. 조립해놓고 방치해둔 상태라 먼지가 잔뜩 쌓여있더라.
레고는 조립하는 동안은 룰루랄라 신나지만, 조립을 하고 나서 사진 몇 장 찍고나면 그만치 허무한 게 없다. 방 한구석에 자리해놓으면 만지는 일도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이녀석을 구동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보다가 이런 영상을 보게되었다.
https://youtu.be/EscEbLeOILI (월이가 실제로 움직인다.)
기회가 된다면, 방법을 찾는다면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방치되어 먼지가 쌓이기 전에.
다음엔 또 무얼 사나. (오래 전부터 노란 크레인 한 대 사서 조립하는 작은 소망이 있긴 하다, 삼십 얼마였던가)
별 것도 아닌데 주절주절 길게도 썼다.
그럼 이만!
월이(Wall-E) 레고(2월이(Wall-E) 레고(21303) 구매부터 조립까지1303) 구매부터 조립까지
저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진을 잘 찍지도 못하고요.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난 후에 글 또는 사진의 내용이 잘못되었거나, 문제가 있으시면 userhm1227@gmail.com으로 연락부탁드립니다.
사진은 iPhone6S로 촬영하여 제 마음대로 자르고 보정하였습니다.
막 찍었으나, 불펌은 하지 말아주세요.
월이(Wall-E) 레고(21303) 구매부터 조립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