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우 May 30. 2016

생각의 흐름대로, 편안하게 글쓰기

3월의 작당 프로젝트, 그로부터 2달.

2016년 3월. 제이라이프스쿨에서 같이 공부하던 채민형이 마침내 글쓰기 수업을 열었다.

'작가는 당신입니다.'의 줄임말과 동시에 '작당하다'라는 좋은 어감을 가지고 있는 '작당 프로젝트'였다.

목표는 글을 꾸준히 쓰는 습관 만들기.


리더 채민형은 브런치에서 '채민씨'라는 필명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현재 구독자가 무려 3,530명인 유명 작가이다. (이 형 덕분에 나도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다.) 원래부터 글을 통해 생각을 풀어내는 걸 좋아했던 나는 채민형에게 글쓰기 수업을 열어달라고 (겁나게) 땡깡을 부렸고, 월요일 목요일이 수업을 하기에 가장 좋은 날이지만 영어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는 나를 배려해 감사하게도 화요일에 수업을 열어주셨다.


3월 8일 화요일 제이라이프스쿨 예능방에서 첫 '작당' 수업이 있었다.

그렇게 매주 화요일, 총 4번에 걸쳐 우리 작당 멤버들은 채민센세에게 알맹이가 꽉 찬 가르침을 받았다.

채민 선생님이 후기에 적어주신 것처럼 우리의 목표는 글을 꾸준히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선 ① 완벽주의 타파 ② 매일 1글 ③ 무엇이든 꾸준히 하라고 당부하셨다.


그리고 나는 아주 보기 좋게 실패했다.


브런치에는 3월 17일, 네이버 블로그에는 3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최근까지 쭉 글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이틀 전에 노래 소개글로 가볍게 다시 작가로서의 발걸음을 옮겼다.

(https://brunch.co.kr/@danwoo/12)


교훈충 답게.... 왜 작당 프로젝트가 끝나자마자 바로 글쓰기를 놓아버렸는지 2달 만에 되새김질을 해보았다.


1. 글쓰기에서 완벽주의는 완벽하게 실패하는 길이라는 걸 알면서도 완벽주의를 고수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완벽하게 글을 쓰려고 한다는 말은 다른 말로 절대로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기승전결, 특히 초반에는 관심을 유발하게, 깔끔하게... 이런저런 거를 신경 쓰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글의 내용보단 형식에 집착하게 되었다. 결국에 글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핵심 메세지가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쓰다가 접어버렸다. 이미 글이 산으로 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2. 브런치는 뻘글을 마음대로 싸도 되는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곳은 페이스북처럼 편하게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네이버 블로그도 사실 페이스북보다 부담이 많이 됐는데 그렇게 느낀 가장 큰 이유는 '제목'을 쓴다는 것. 핵심 메세지를 일목요연하게 표현하는 '제목'을 달아야 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물론 무제로 쓸 수 있지만 그냥 그러기는 싫은 똥고집..)

페이스북에 글을 쓴다면 참 편하겠지만 나는 작년부터 하지 않는다. 갈수록 불건전한 컨텐츠가 많아지고 편집된 사실, 타인과의 비교 열등감의 양산 등... 부정적인 면에 더 큰 의미를 두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만뒀다. 그러다 보니 마음 편하게 글을 쌀 공간이 없어졌다. 처음에 브런치가 내가 글을 편하게 쓸 수 있는 새로운 보금자리라 생각했지만, 내가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아무튼 브런치는 생각을 짧게, 막 휘갈겨 쓸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3. 1과 2의 결과로 엄청나게 공을 들이지 않으면 글을 올릴 수가  없었다.


결론적으로 그 이후 글을 올리지 못했다. 채민 선생님이 '오늘은 힘들어서 이만!' 정도로 써도 괜찮으니 매일매일 꾸준히 쓰는 것만이라도 지키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브런치에는 도저히 못하겠어서 프로젝트 중이었던 3월에는 네이버 블로그에 그렇게 했다. 프로젝트 이후 원래의 내 모습으로 바로 돌아왔다. 완벽주의, 흥미로운 이야기, 통찰력..... 아무튼.. 어쨌든간... 간단히 말하면 대충 쓰고 싶지가 않았다. 영어 공부에 스터디에 시간 투자를 할  수 없다는 핑곗거리도 많았던 터라 결국 2달 간 아무런 글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왜 다시 돌아왔냐면, 그래도 글을 쓰고 싶었다.


뭔가 속에 맺힌 답답한 걸 풀어내고 싶었다.

요즘 잡념이 많아서 괴로운데 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집중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글을 쓰면서 내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또 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무뎌진 연필을 다시 날카롭게 깎아냈다. 마치 맨 위의 저 사진처럼.


혹시 가장 큰 걸림돌이던 완벽주의를 버렸냐고 묻는다면, 솔직하게 '아니요!!!'라고 대답할 수 있다.

그게 단우의 성격이고 스타일이기 때문에 그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다만, 내 생각이 흐르는 대로 조금은.. 지금까지 보다 조금은 편안하게 글을 써보려고 한다.

글을 잘 써서 독자 분들에게 공감을 사고, 또 칭찬받겠다는 그런 생각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기로 했다.

독자 분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글을 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일단 나를 위해서 글을 쓰는 거니깐.

'단우'라는 필명(彖祐: 판단을 돕다)도, '생각의 조각 하나하나가 삶에서의 판단을 도와줄 거라 믿으며'라는 작가 소개도 다 내 글의 첫 번째 독자는 나라는 생각으로 지었던 거니깐.!


쪼렙 작가 단우와 함께하는 내 생각이 흐르는 대로 편안하게 글쓰기 프로젝트!!!!

오늘부터 다시 시작!!!!



함께 가기 위해 수업 요일 조정해주시고

매주 수업 때 훌륭한 가르침 주시고

수업 외적으로도 항상 멘토가 되어주셨던

채민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2016.05.30.

단우 X 작당 20

마지막.

매거진의 이전글 작가는 당신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