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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a May 04. 2020

오월의 태풍

태풍의 눈 안에서 달릴 때
태풍은 나를 해칠 수 없었습니다

범수염고래 뱃속에 들어간 플랑크톤처럼
내 이름이 기억 나지 않게 되었을 때

지나치게 짧은 단발머리에
손편지를 곧잘 쓰고
이불속에서 자주 울다가도
발톱에 빨간 매니큐어를 칠하던
아랫동네 오월이를 떠올립니다

닳아 없어진 무릎을 하고서
무릎을 짚고 숨을 고르는 건
사랑받는 것들의 전유물이라던

네가 덮던 이불을 목젖까지 눌러 덮고
마냥 깨어있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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