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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발전소 Jun 17. 2024

태정태세문단세... 조선왕조실록의 위엄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태정태세문단세.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보통 여기까지만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단어는 학교에서 조선왕조의 왕 순서를 뒤에 붙은 '조'와 '종'을 떼고 앞 글자만으로 외울 때 처음 시작하는 부분입니다. 특히나 그 중에서 말에 대한 호흡상 딱 저 부분에서 한 호흡이 나뉘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은 딱 저기까지만 알기도 합니다. 

사실 조선시대가 다른 우리의 역사들에 비해 현재와 가까운 이유도 있어 삼국시대나 남북국시대, 고려시대에 비해 조금은 더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과연 다른 시대에 비해 가까운 이유가 전부일까요?

'태정태세문단세' 라고 이야기 되는 조선왕조의 이야기는 예전에 '조선왕조 오백년'이라는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꽤 많은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볼까요? 얼마전에 '고려거란전쟁'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송이 되기도 했지만 사실 사극은 조선에 대한 이야기가 압도적이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조선에 대한 역사적인 자료가 많기 때문입니다. 많아도 그냥 많은 것이 아니라 압도적으로 많으면서도 자세하기 때문입니다. 그 자료들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자료가 바로 '조선왕조실록'입니다. 

 

출처 : 국가기록원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시대 왕들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책입니다. 그리고 기록은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1392-1863) 동안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태정태세문단세'로 대표되는 조선왕조의 왕 이름 순서를 끝까지 외우는 사람들은 바로 아실 것입니다. 조선의 왕은 철종에서 끝나지 않죠? '...순헌철고순(종)'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즉, 조선시대 왕조는 철종이 끝이 아닌데 왜 조선왕조실록은 고종과 순종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고 철종에서 마무리가 될까요? 그 이유는 조선왕조실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과정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은 왕이 죽으면 그 다음 왕이 재임하는 시기에 만들어집니다. 조선의 3번째 왕인 태종대의 이야기다 담긴 태종실록이 제작되는 과정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1.태종이 사망: 조선의 3대 왕인 태종이 사망합니다.

2.실록청 설치: 태종의 실록을 편찬하기 위해 실록청이 설치됩니다.

3.자료 수집: 사관들이 작성한 사초와 정부 문서, 개인 문서 등을 수집합니다.

4.실록 편찬: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실록을 편찬합니다.

5.실록 검토: 편찬된 실록을 여러 차례 검토하여 오류나 누락된 부분을 수정합니다.

6.실록 인쇄: 인쇄하여 전국의 사고에 보관합니다.

7.실록 보관: 사고에 보관하여 훼손과 분실을 방지합니다.


즉, 왕이 죽고 난 뒤에 제작이 된다는 말이죠. 철종의 경우는 다음 왕이 고종이기 때문에 제작이 가능했지만 고종의 경우에는 바로 일제강점기로 넘어갔기 때문에 제대로 된 실록이 제작될 수가 없었죠. 하지만 그렇다고 기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고종실록과 순종실록도 조선왕조실록의 일부로 편찬되었으나, 이 실록들은 일제강점기에 편찬되어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았고, 일제에 의해 왜곡된 부분이 많아 문화재청에서는 별도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출처 : 국가기록원


조선왕조실록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방대한 양의 역사책으로, 조선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입니다. 그리고 조선시대 왕들의 언행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왕의 언행에 대한 내용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각각 하나씩 예시를 들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왕의 언행에 대한 내용  

세종대왕이 신하들과 함께 토론하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종대왕은 조선의 4대 왕으로, 학문을 좋아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대왕이 신하들과 함께 토론하는 모습이 자주 기록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수령고소금지법'에 대한 토론입니다.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수령을 고소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백성들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생각하여, 신하들과 함께 이 문제를 토론하고, 법을 개정하는 데에 노력하였습니다.


2.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내용  

조선시대의 궁중음악인 '아악'에 대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궁중에서 다양한 음악이 연주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아악'은 궁중음악의 대표적인 것으로, 중국에서 유래된 것이지만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조선의 고유한 음악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아악의 연주 방법과 악기의 제작 방법, 그리고 음악의 가사 등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어, 조선시대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어,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국보 제 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전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유네스코에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유산이 조선왕조실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는 다음과 같은 유네스코 기록유산이 있습니다.

1.훈민정음: 한글의 창제 원리와 사용 방법을 담은 책으로,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2.조선왕조실록: 조선시대 왕들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책으로,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3.직지심체요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으로, 2001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4.승정원일기: 조선시대 왕의 비서기관인 승정원에서 작성한 일기로, 2001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5.조선왕조의궤: 조선시대 왕실의 행사를 기록한 책으로, 200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6.동의보감: 조선시대 허준이 편찬한 의학서입니다. 2009년 7월 31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7.일성록: 조선 후기에 왕이 자신의 하루 일과와 국정을 기록한 책입니다. 2011년 5월 25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8.5·18 민주화운동 기록물: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문서, 사진, 영상 등의 자료를 말합니다. 201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은 다른 기록 유산과 비교해서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방대한 양의 역사책입니다.  

조선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입니다.  

당시의 사회상과 역사적 인물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472년(1392-1863) 동안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왕이 죽으면 사관들이 왕의 일대기를 작성합니다.  

이를 토대로 실록청에서 실록을 편찬합니다.


출처 : 국가기록원

조선왕조실록으로 인해 우리 민족에게 별명이 생겼죠. '기록의 민족'

우리 조상님들은 단순히 기록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기록 못지않게 보관이 어렵다는 것도 일찍이 예상을 해서 분산보관을 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춘추관(한양)과 충주 2곳으로 나누어 보관을 했다가 세종 27년인 1445년에는 성주와 전주까지 추가해 총 4곳으로 분산 보관을 했습니다. 그 덕에 임진왜란 때에 전주사고에 보관된 1개가 살아 남았습니다. 이후에 다시 4개로 만들어 춘추관, 묘향산, 오대산, 태백산으로 나누어 보관했기 때문에 일제 강점기 때 일부 일본으로 반출되기도 하고, 6.25 전쟁도 거쳤지만 이 소중한 기록이 남을 수 있었습니다.  


서양의 역사는 대부분 왕조가 길게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나 중국과 같이 동양권은 상대적으로 왕조가 길게 유지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역사를 모두 제대로 기록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왕조실록은 472년 이상의 역사를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한 채로 기록된 자료입니다. 그렇기에 조선왕조실록은 충분히 국뽕에 취해도 되는 자랑스러운 역사적 산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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