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수민 라이트랩 Jul 15. 2024

하늘에서 내리는 거대한 빛의 향연

최고의 조명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하이엔드 스피커의 가격은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범위를 훌쩍 뛰어넘는다. 검색만 조금 해봐도 수천만 원에서 수억이 넘어가는 스피커를 쉽게 마주할 수 있다. 그런 대단한 스피커 앞에서 눈을 감으면 실제 앞에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라고 한다.



만약 조명이 하이엔드로 발전한다고 하면 빛의 품질만으로 수천만 원, 수억 원짜리 조명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뷜로 전시 기간 중 가장 아름다운 빛을 마주했던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잠시 시간이 비었을 때 바깥의 날씨를 보기 위해 커튼을 걷었을 때였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빛이 부스에 퍼졌다. 뷜로의 빛과 자연의 빛의 조화도 아름다웠지만, 자연의 빛은 그 자체로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너무나 아름답고 근사한 빛이었다. 마치 나에게 ‘겸손하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제 아무리 아름다운 빛을 만든다 해도 하늘의 빛을 이길 순 없다. 나에게 이 부분이 오히려 조명을 하는 강한 동기와 매력으로 여겨온다. 좋은 빛에 대해 고민이 생길 때, 가장 좋은 스승은 늘 자연에 있다.



아름다운 날씨의 태양과 푸른 하늘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빛은, 음악으로 따지면 세계 최고의 베를린, 빈, 뉴욕 필하모닉의 역대 최고 지휘자들과 연주자들이 매일 우리들의 창가에 모여 연주를 하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공짜로 말이다! 그러니 수억 원짜리 조명이 필요할 리 있을까.



<빛의 얼굴들>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하늘의 빛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내리는 보편적 축복"이라고. 축복처럼 매일같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이 빛의 선물을 버리지 않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 빛의 아름다움을 알고 즐길 줄 아는 눈과 여유를 갖는 것이다. 조금 더한다면 자연의 빛을 잘 활용하고 이를 닮은 공간과 조명이 늘어나는 것이다.



가장 좋은 빛의 답은 늘 자연에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친환경 건축의 조명은 과연 '친환경적'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