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 절임이나 반찬이 아니라, 하나의 일품 요리로 존중해야 한다
야키니쿠와 김치는 표리(表裏)의 관계이며, 김치의 공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치는 유일무이한 걸작이다.
그 신선한 풍미와 색감은
식욕을 돋우며 건강에도 이롭다.
말하자면 김치는
‘세계적인 발명품’이라 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따라서 김치를 단순히 ‘절임 반찬’으로 취급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김치는 하나의 완성된 요리,
즉 **일품 요리(逸品料理)**로 존중되어야 한다.
야키니쿠의 맛을 결정짓는 조연(助演)이자,
메인 요리와 대등한 파트너가 바로 김치이다.
야키니쿠와 김치는 표리(表裏) ― 하나로 완성되는 짝
무엇보다 김치는
야키니쿠의 ‘식감의 조합’에 있어서 최적의 조화다.
김치의 매콤하고 산뜻한 신맛은
불에 구운 고기의 복합적인 풍미를 끌어올리며,
입안에서 **온도차의 메리하리(조화)**를 만들어낸다.
뜨거운 고기와 차가운 김치를 번갈아 먹는 순간,
미각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식욕이 새로워진다.
바로 이 점에서,
야키니쿠와 김치는 표리일체(表裏一体)의 관계라 할 수 있다.
만약 김치가 없었다면,
야키니쿠 문화의 발전은 지금처럼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이는 과장이 아니다.
예를 들어,
서양의 스테이크에 곁들이는 버터나 소스처럼
한국의 김치는 야키니쿠의 필수 동반자였다.
즉, 김치가 있었기에
야키니쿠의 풍미는 완성될 수 있었다.
김치는 ‘만드는 사람의 거울’이다
김치의 재료는 소금, 고춧가루, 마늘, 생강, 간장이다.
한정된 식재료로 깊은 맛을 내는 것은
만드는 사람의 솜씨와 진심에 달려 있다.
예전의 김치는
보존식(保存食)으로서의 역할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김치는
그 품질이 향상되며 고급 요리로 발전하였다.
‘전통식 발효음식’이라는 인식에서
‘고급 일품요리’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현재 조조엔의 김치는
전 매장에서 매일 담그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숙련된 조리인이
정성과 기술을 다해 매일 신선한 김치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철저한 발효 관리와 위생,
그리고 재료의 절묘한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즉, 김치는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조리인의 ‘성의와 기술력’을 비추는 거울이다.
“한 잎으로 아름답게 담는다” ― 미학적 김치
김치의 담음새(盛りつけ)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하얀 배추 잎을 한 잎 한 잎 고이 겹쳐 담는 그 정성은
조조엔이 추구하는 미학의 핵심이다.
그 잎이 탄처럼 빛나며 반짝이는 순간,
‘한 접시의 김치’가 하나의 예술이 된다.
나는 종종 손님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한 장의 배추잎이 ‘탄’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김치와 탄은
서로 닮아 있다.
둘 다 불과 발효의 시간을 견뎌낸 ‘숙성의 음식’이기 때문이다.
김치는 여성 고객의 감성을 담은 요리
조조엔의 김치는
특히 여성 고객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 이유는,
김치가 지닌 미묘한 균형감 ―
즉, 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 때문이다.
맵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산미가 있으나 거칠지 않다.
이런 섬세함이야말로
여성의 감수성과 조응하는 미적 품질이다.
조조엔은 이 점을 반영하여
김치를 소(小)사이즈 접시에 담아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양 조절이 아니라
‘감각의 맞춤화(感性のサイズ化)’이다.
즉,
‘김치는 감성의 요리’라는 철학이
여기서 구체적으로 구현된 것이다.
김치의 공헌을 잊지 말라
나는 단언한다.
“김치 없이는 야키니쿠가 완성될 수 없다.”
오늘날 일본의 모든 야키니쿠점은
김치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한 관습이 되었지만,
그 원점에는 언제나 조조엔의 철학이 있다.
야키니쿠와 김치는
‘표리(表裏)’의 관계이다.
야키니쿠의 주역이 고기라면,
그 그림자를 비추는 조연이 김치다.
따라서 김치는 단순한 부재료가 아니라
야키니쿠의 맛을 완성시키는 ‘문화적 축’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 해설
이 장 「キムチ ― 漬物や副菜ではなく逸品料理として尊重」(김치 ― 절임이나 반찬이 아니라 일품요리로 존중해야 한다)는
저자 **신아이 야스미치(新井泰道)**가
조조엔의 김치 철학과 미학적 요리관을 밝힌 글이다.
핵심 요지는 다음과 같다.
김치는 반찬이 아니라 일품요리다.
조조엔은 김치를 고기와 동등한 ‘하나의 요리’로 격상시켰다.
야키니쿠와 김치는 표리 관계이다.
뜨거운 고기와 차가운 김치의 온도 대비,
짠맛과 산미의 조화는 미각적 완성의 상징.
김치는 ‘만드는 사람의 거울’이다.
발효·숙성·조미의 섬세한 균형은 조리인의 성의와 기술의 표현이다.
감성의 요리로서의 김치
특히 여성 고객의 감각에 호소하는 섬세한 조화와 미학이 강조된다.
문화적 결론
김치는 야키니쿠의 조연이 아니라,
‘불과 발효’라는 상반된 미학을 결합한 문화적 공헌자이다.
결국 신아이 야스미치는 김치를 통해
‘조조엔의 야키니쿠 철학’ ― 즉,
“불과 발효가 만들어내는 미학적 공존(焼と漬の共存美学)” ― 을 제시하고 있다.
그에게 김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인간의 손맛이 빚어내는 문화적 예술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