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초등하교 현포분교 아이들
일주일에 한번 등교,
등교 후에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로 인해 쉬는 시간에도 자리에 앉아 있기,
옆 친구들과 이야기 하지 않기,
급식 먹을때 마주 보지 말고 말하지 않기,
나홀로 온라인 수업 듣고 과제 제출하기.
이 곳 울릉도에 와서 우리 아이들은 새로운 일상(New Normal)이라 일컫는 이상한 나날에서 벗어나
비로소 일상(Real Normal)으로 돌아왔다.
심지어, 일상보다 더 자연스러운 이곳.
매일 아침 8시에 등교 (이곳은 8시 30분에 수업이 시작하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8시면 학교에 도착해서 같이 논다) 하기 위해 아이들은 일찍 잠자리에 든다. 코로나 -19 덕에 운동량과 활동량이 급격이 줄어든 아이들은 배움마저 컴퓨터 앞에서 이루어져서 인지 밤 늦은 시간까지도 잠들지 않아 나를 괴롭히곤 했었다. 이곳에 와서는 10시면 모두가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아침 7시면 눈을 떠서 학교에 갈 채비를 한다. 깨워도 피곤함에 쉽게 눈을 뜨지 못하던 아이들은 어디로 가고, 빨리 학교에 가서 아이들과 놀아야한다며 나를 오히려 재촉한다. 내일은 더 일찍 일어나야지 매번 다짐하는 아이들.
학교에서 매시간 있었던 일을 구체적으로 묘사해주는 큰 아이는
"엄마 여기 학교에서는 경험을 상상하지 않고, 경험을 진짜 만들면서 공부해요"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왜 과학시간에 실험책에 나오는 실험을 다 하지 않는거냐며 늘 불만을 토로하던 아이는
여기서는 모든 실험을 직접 해보고, 국어시간에는 책을 직접 도서관에 가서 찾아보고, 실과시간에 배우는 가구만들기는 직접 드릴을 들고 조립해보면서 배운다고 이야기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실험을 다 하기엔 너희 학교의 과학실은 두개 밖에 없고, 학생수는 많아 어렵다,
과밀학급인지라 선생님이 너희들의 실험을 모두 지도하기엔 버거우실 뿐 아니라 위험할 수 있다, 며
배움의 영역이 작아지는 것을 애써 설명해주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지역의 작은 마트에서 만원을 가지고 무얼 살지 며칠을 고민하고, 실제로 마트에 전교생이 함께 가서 장을 본다. 바다에 나가 함께 스노클링을 하고, 투명카약을 타며 바닷 속 세상을 함께 본다.
꽤 큰 보트를 타고 전교생이 조금 먼 바다로 나가 우리가 살고 있는 울릉도를 조금 먼발치에서 보기도하고,
바다물의 흐름도 함께 이야기 한다.
살아있는 교육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이 곳 울릉도 학교에는 매년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다.
당장 나도 직장 때문에 이 곳에서 아이를 키우지는 못한다.
40여일간 이 곳에서 경험한 학교가 우리 아이들에게는 큰 경험이 되길 바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