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가 없는 채식 요리 채널 <고없당TV> 개설
비건 요리를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싶어서 고민을 하던 중에 고없당TV('고기없당'의 줄임말)라는 이름으로 올해 3월 드디어 채널을 개설했다. 프롤로그 영상과 함께 채식김밥 메뉴를 업로드하면서 본격적으로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 1인 미디어는 아니고, 절친 중 뜻이 맞는 '요리하는 친구'와 함께 운영한다. 둘 다 직장을 다니는 상태에서 운영하는 것이다 보니 서로의 시간을 맞추는 것이 참 어려운 일 중 하나다. 그리고 처음부터 둘 다 어느 정도의 자본이나 영상 촬영 기구가 있는 상태로 시작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둘의 노동력을 영혼부터 끌어모아 써야 했다. 두 명이 나눈 포지션은 메뉴 기획, 요리 부분과 영상 촬영 및 편집, 그리고 SNS 운영 부분이다. 서로가 더 자신있는 분야로 분담해서 진행하고 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더니 확실히 혼자 보다는 둘이 부담이 적고, 의지도 많이 된다.
프롤로그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채널이 개설되기까지 여러 고민과 아이디어와 회의가 이어졌고, 영상 편집은 어떻게 할 것인지, 얼굴을 공개할 것인가 말 것인가 부터해서 컨셉과 메뉴, 콘텐츠에 대한 고민 길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정작 채널의 이름은 뚝딱 지을 수 있었다. 고기가 없는 식탁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로 시작해, 고기없당이라는 말로 범위가 좁아지면서 그 말의 줄임말로 '고없당'이라는 입에 착 붙는 이름으로 최종 합의하여 채널 이름을 결정하게 됐다. 그리고 서로 가장 좋아하는 채소의 이름 따서 예명을 쓰자는 아이디어가 나오면서 채식하는 정가지(필자)와 요리하는 김마늘이라는 예명으로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결국 고없당 TV의 컨셉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요리하는 김마늘과 채식하는 정가지가 만나 만드는 '고기가 없는' 채식요리 채널인 것이다.
둘의 월급 일부와 둘이 가진 노동력과 시간을 투자해 매주 한 편의 영상을 탄생시킨다. 촬영 장소는 4평 남짓되는 나의 성북동 자취방이고, 독립하며 집에서 가지고 나온 그릇이나 다이소에서 싸지만 고급스러워 보이는 그릇들을 셀렉해 사 온 것들을 돌려 가며 사용하고 있다. 편집이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나는 고효율성의 어플을 (다행히) 발견해, 그것으로 편집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매주 시간에 쫓기며 작은 화면으로 편집을 하며 지내고 있는데 편집 마감일을 어기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김마늘의 따가운 눈총을 이겨내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우여곡절 끝에 3개월 여 기간 동안 꾸준히 영상을 올렸다. 6월 현재까지 10편 정도의 영상이 올라간 상태다. 둘 다 직장인인 관계로 서로 부담 없이 하자면서 시작했지만 하면 할수록 욕심이 생긴다. 편집자는 편집자 나름대로 영상을 편집해서 올릴 때마다 영상의 화질이나 편집기술, 개그(?) 등에 욕심이 생기고, 나와 반대로 요리하는 김마늘은 요리 메뉴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색다른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매일 고민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친구는 원래 채식을 하던 친구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고충도 있으리라 짐작된다. 일반적으로 쓰던 재료나 양념 등을 그대로 쓸 수 없고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계속 해서 서로 채식요리에 대해 알아보고 노력하고 공부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가지 고충들이 난무하긴 하지만 서로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 채널 운영하게 된 걸 후회하지 않으며, 재미있게 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촬영이 있는 날이면 한 상 푸짐하게 회식을 할 수 있어(?) 정말 좋다. 자칭 타칭 고없당의 최대 수혜자라고 불리는 나는 촬영이 끝나고 남는 요리나 재료들로 한 일주일 정도를 그것으로 버티며 자취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재미와 힘듦을 경험하며 촬영을 이어가고 있는데, 그와 비례하여 매번 영상이 올라가고 나면 욕심이 나고 아쉬움이 남지만, 이것 또한 발전해나가는 한 과정이고, 앞으로 긍정적인 요인이 되리라 생각하며 위안 삼고 있다.
그리고 점점 구독해주시는 분들이 한 분 한 분 늘어나는 것을 볼 때마다 보람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 앞으로 이 채널을 통해서 비건 동지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었으면 하고, 채식주의자가 아닌 분들도 우리 채널을 보고 채식 요리의 다양성을 알게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요리하는 영상 외에도 채식과 관련된 재미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서 채널을 너무 무겁지 않게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려고 한다.
회사에 소속되어 하는 일이 아니라 자의에 의해서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맞닿아 있는 일을 내 이름을 걸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활동이 생겨 참 기분이 좋고 삶에 활력을 준다. 여러모로 시작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고없당TV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goupdang_tv/
<고없당TV 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