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게임의 두 얼굴?

<4차 산업혁명은 없다>

by 더굿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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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의 폭력성이 유소년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우 12~17세 학생들의 97%가 비디오 게임을 할 정도여서 폭력적 비디오 게임에 대해 학부모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비디오 게임에서 총을 쏘거나 격투를 벌인 행동을 흉내 내서 실제로 공격적 성향을 나타내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잇달아 발표되었다. 폭력적 게임에 노출되면 감정이입 능력이 떨어지므로 공격 성향이 억제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5년 『계간 정신의학(Psychiatric Quarterly)』 4월호는 13만 명 이상 참여한 130개 국제 연구 조사를 분석한 결과 “폭력적 게임이 공격적 생각과 분노하는 감정을 증가시키고 감정이입 능력과 친사회적 행동을 감소시킨다”는 논문을 게재했다.

2015년 『대중매체문화의 심리학(Psychology of Popular Media Culture)』 7월호에 미국 소아과 의사의 90%, 학부모의 67%가 폭력적 비디오 게임이 어린이의 공격적 행동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데 강력히 동의한 것으로 나타난 연구 결과가 실렸다. 미국 학교에서 빈발하는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들이 대부분 비디오 게임을 즐긴 것으로 밝혀져 폭력적 비디오 게임이 청소년의 공격 성향을 부추긴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비디오 게임의 폭력성과 청소년의 공격 성향은 관련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지속적으로 발표되는 추세이다. 2004년 7월 미국비밀경호국(USSS)이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1974년부터 2000년 사이에 발생한 학교 폭력을 분석한 결과 가해자의 88%가 폭력적 영화나 출판물에 관심을 가진 반면 폭력적 비디오 게임을 즐긴 학생은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폭력적 비디오 게임과 학교 총기 난사 사건 사이에 아무런 상관관계도 찾아내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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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인간행동과 컴퓨터(Computers in Human Behavior)』 3월호에 액션게임(action game)의 폭력에 노출된 청소년이 오히려 친사회적 행동을 더 많이 보여준다는 연구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액션게임은 일정한 스토리 전개에 따라 실시간으로 캐릭터의 행동을 직접 조작하는 게임이다.

2014년 『사이버심리학, 행동, 사회적 네트워킹(Cyber psychology, Behavior and Social Networking)』 7월호에도 폭력적 비디오 게임이 청소년의 친사회적 행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폭력적 게임을 하면 죄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생활에서는 보상심리로 사회 참여의식이 발현된다고 설명했다.

비디오 게임의 폭력성에 대한 논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심리학회(APA)가 중재안처럼 여겨지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2015년 8월 발표된 이 보고서는 “공격적 행동을 증가시키고 친사회적 행동이나 감정이입 능력을 감소시키는 요인은 한둘이 아니지만, 폭력적 비디오 게임도 그런 요인의 하나”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테면 폭력적 비디오 게임을 하는 청소년은 공격 성향을 갖게 되기 쉽긴 하지만, 청소년의 공격 성향을 오로지 비디오 게임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7월호에 폭력적 비디오 게임이 오히려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글이 커버스토리로 실려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액션게임을 하는 사람의 뇌를 15년간 연구한 두 명의 심리학자가 기고한 이 글의 제목은 「비디오 게임의 뇌 향상 능력(The Brain-Boosting Power of Video Game)」이다. 제목에 드러나듯이 이 글은 액션게임을 하면 여러 측면에서 인지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한다.

가령 액션게임을 규칙적으로 하면 법률문서나 처방전의 자잘한 글자를 읽는 시각 능력이 좋아진다. 급속히 전개되는 사건에 반응하는 속도도 빨라진다. 비디오 게임은 직장에서 중압감을 극복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비디오 게임에 탐닉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는 연구결과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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