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한 책수다>로 여러분과 더 좋은 책을 나누는 오수진입니다. 여러분은 약속 시각에 늦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하십니까? 상대방에게 미리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해서 무슨 이유로 늦게 되었고, 얼마나 늦을지 말하며 양해를 구하는 게 당연한 일이죠. 그런데 아주 가끔은 아무 연락도 없이 늦고, 늦게 나타나서는 아무 문제도 없다는 듯 대하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또 어떤 사람은 처음 만났는데도 십 년은 사귄 친구처럼 행동하고, 여러분을 과도하게 치켜세워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는 여러분이 잘 아는 누군가를 치켜세우며 우상처럼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 사람을 몹시 나쁘거나 쓸모없는 사람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이런 기억은 누구나 가끔 하게 되는 기분 좋지 않은 경험입니다.
이런 일을 당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상대가 비양심적이라는 생각입니다. 매번 기다리는 일로 고통을 당하는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는 상대가 비양심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늦어서가 아니라, 늦고서도 미안함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이런 사람들이 혹시 여러분 주위에 있지는 않은가요? 그 사람이 가족이라면 정말 힘든 일일 것입니다. 직장 동료나 상사라면 어떨까요? 만약 그 사람이 결혼할 상대라면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조차 없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상대방의 마음, 그러니까 자신 때문에 고통당하는 상대를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합니다.
이런 사람이 주변에 몇이나 되는지 헤아려보세요. 없다면 다행이지만, 한둘은 어쩔 수 없이 관계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직장 동료이거나, 고객이거나, 가족이거나, 관계를 단절하기 어려운 친구 중에도 분명히 이런 사람이 존재합니다. 왜 이런 사람이 여러분 곁에 남아 있는 것일까요? 해결책은 없을까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내 옆에는 왜 양심 없는 사람들이 많을까>를 쓴 최환석 저자는 이런 사람들의 특징을 ‘양심 없는 공감 제로’인 사람으로 규정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지켜내려면 이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라고 합니다. 이런 양심 없는 사람은 25명 중 1명 정도니, 한 사람이 100명 정도의 사람과 인간관계를 지속한다면 4명은 공감 제로인 사람인 셈입니다.
그럼, 공감 제로인 사람을 구분 짓는 12가지 특성을 살펴볼까요? 극단적 사고와 이간질을 한다. 이중적이며 위선적인 모습을 보인다. 즉각적인 만족과 자극을 추구하고 무모한 행동을 한다. 충동조절이 안 되는 행동을 보이며, 동정받을 연극을 꾸며낸다. 모순적이고 혼란스러운 언어 표현을 한다. 무책임한 행동을 한다. 지나친 강박적 성향이 있다. 자기애적이고 과대망상을 한다. 어색하고 과한 웃음을 짓는다. 냉담하고 차가운 모습을 보인다. 향수를 지나치게 뿌린다. 의외성과 우연성을 지닌다.
저자는 이런 모습을 보이는 사람을 경계하고 공감능력을 키우라고 합니다. 사이코패스나 사기꾼들이 원하는 세상은 속이기 쉽고 규칙이나 규율이 잘 적용되지 않는 세상입니다. 그러니 누군가 위와 같은 특성이 지속한다면 의심하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권위와 협박에도 기죽지 말아야 합니다. 니체는 괴물과 싸우다가 스스로 괴물이 되지 말라고 충고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통해 믿음을 회복하고, 공감함으로써 행복해지는 방법을 만난 <삼삼한 책수다> 오수진이었습니다.
북 큐레이션 ㅣ 오수진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중문학 복수전공)를 졸업한 후, 현재 KBS에서 기상 캐스터로 근무하고 있다. 더굿북의 북 큐레이션을 담당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독서봉사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홍보 대사로도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