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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래 Jul 18. 2024

바닷가에서

비오는 날 38선휴게소에서

창은 회색 바다

비 오고 바람 분다


내가 알던 사람들 어느새

각자의 파도 속에 숨어

문을 걸어 잠그고


이제 곧 소문없이

가슴에 달고 산 불도 끄겠지


어디로 가고 있더라


혼자인 날에도 비는 내렸다


빗살 무늬 따라 사선으로 서성이다

모래밭서 흐려지는 바닷길


이제 떠나야 하는데


머릿속은 숨 멎은 내비게이션

차츰 어두워지고

종이컵에 남은 커피가

갯바람에 식어 빈혈이다


빨대를 꽂아 수혈을 하고도

나는 어디쯤서 아팠던가


이젠 떠날 수 없을 만큼만 아파

파도 옆에서

비나 맞으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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