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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래 Jul 18. 2024

여름숲

여름비 내리는 낮 꿈에서

매운 풀내가 났다


혼자 놀던 뒤꼍의

분홍 싸리꽃내가 났다     


푸르름 끝마다

느닷없이 맺힌 꽃잎들이

뒤척이던 너였을까     


이깟 삶 관절에 현기증이 도져

빗소리 끝나는 풀섶에

숨죽인 토담 주막 하나

저 유월의 푸른 잎사귀들은

벌써 얼큰한 손님이 되고     

머리맡서 피는 꽃잎들

맨살로 다녀가고     


때때로 너를 만나

풀내 나게 종일 살다

     

숲이면 어떻고

꽃이면 어떻고

그게 하릴없는 풀이면

또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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