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가치 소비 제품도, 답은 Y E S !
지난 글에서 엘리베이터TV를 통해 직접 커머스를 하게 된 계기와 첫 번째 제품인 뭄뭄 실내화 이야기를 들려드렸는데요. 오늘은 두 번째 커머스 제품인 친환경 고체 세탁세제 '동구밭 지구살림 세탁세제'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엘리베이터TV에서 팔면..
친환경 가치 소비 제품도 팔리나요?
친환경이라고 하면 요즘 잘 팔리는 제품 컨셉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브랜딩 목적의 라인업이나 굿즈가 아닌, 본격 커머스가 목적이라면 만만한 방향은 아닙니다. 환경을 해하지 않는 소재는 조금 더 비싸거나, 성능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 오히려 경쟁에 불리한 편이죠. 혹여, 오랜 습관을 깨고 새로운 방식으로 제품을 사용하게 해야 하는 경우라면.. 아득히 멀리에서 출발하는 기분도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신제품을 두 번째 커머스 실험 제품으로 선택한 이유는, 역시 입주민이었습니다. 이번에도 1년 전 이야기부터 시작을 해야 할 것 같네요 :)
입주민분들은 친환경을 어떻게 생각하실까?
입주민 분들께 처음 친환경 이슈를 던졌던 캠페인은 21년 7월 친환경 애드버토리얼 캠페인이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노출하는 동시에, 문제 해결에 동참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알리는 방식이었죠. 코로나19가 길어지며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반면 거리두기로 인한 택배/배달로 쓰레기는 더 많아지고 있어 입주민분들도 고민이 많으시리라 예상했고, 이를 포미가 잘하는 공익 캠페인과 브랜드 정보 소개로 해소해보고자 했습니다.
다만,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소비로 연결되기까지는 '원래의' 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허들이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TV에서는 친환경 제품 정보를 처음 보실 입주민 분들께서 선뜻 구매해주실까 걱정도 됐고요. 허들 앞에 디딤돌을 놓는 심정으로, 첫 4주는 '플라스틱 줄이기 결심'을 해주신 분들을 추첨해 저희가 직접 디자인한 패키지에 동구밭 샴푸바를 담아 보내드리기로 했습니다. 한 번 써보시면, 습관을 바꾸고 쓸 가치가 있다는 걸 공감하고 재구매해주시리라 기대하면서요.
결과적으로, 4주 동안 무려 4,875분의 입주민께서 기발하고 결의에 찬(?) 플라스틱 줄이기 결심을 남겨주셨습니다..! 약간은 지저분하고 불편할 수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봐주실까, 낯선 제품에 관심을 가져주실까 했던 걱정이 부끄러워질 정도로요. 이후 4주는 두 번째 제로웨이스트 아이템 설거지 워싱바를 소개해드렸고 이 제품 역시 많은 입주민 분들께서 기억해주셨습니다. 동구밭 스토어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확인되기도 했고요.
곧이어 8월에 발행된 2021 서울생활권 아파트 입주민 트렌드 리포트에서도 입주민들의 친환경 가치에 대한 관심과 지불 의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친환경 제품에 추가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분이 44%,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실천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하고 싶다는 분이 48%.. 그러니까요. 우리 입주민 분들께서 진짜 이렇다니까요...!!! 파트너사 동구밭 역시 엘리베이터TV의 영향력을 체감하시고 또 다른 협업을 논의해보고자 하신다는 말씀을 주셨고, 그렇게 다음 스텝을 함께. 밟게 됩니다.
엘리베이터TV 커머스, 가치소비도 제품도 될까?
다시 커머스 이야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지난 이야기에서 뭄뭄 실내화 1차 판매를 마치고 커머스를 제대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 기억하시나요?! 뭄뭄 2차에서는 구멍 났던 부분을 모두 내제화 하는 것으로 두 번째 실험을 이어갔죠. 하지만 '커머스'라면 라인업 역시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뭄뭄이 준 명확한 인사이트인 입주민들께 꼭 필요한 상품을 큐레이션 해야 한다는 것, 이 지점에서 또 하나의 실험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아파트 라이프스타일 Product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
여러 제품&컨셉을 다양하게 시도해보자!
동구밭과 함께요! 입주민 분들께서는 직접적인 제품 광고가 아니었음에도 입주민분들께서 환경 이슈는 물론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셨고, 트렌드 리포트에서도 친환경&지속가능한 브랜드에 대한 지불 의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파트너사 동구밭은 엘리베이터TV의 영향력을 체감하고 선한 영향력을 확산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협업을 제안하셨고. 펭귄은 마침 다음 커머스를 함께할 믿을만한 라이프스타일 제품 파트너사를 찾고 있었습니다. 운명의. 데스티니..! 이렇게 두 번째 커머스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제품은 동구밭에서 개발 중인 라인업 중 라이프스타일 살림 아이템이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세제와 섬유유연제로 선정했습니다. 성분부터 패키지까지 모두 친환경인 대체제를 제안했을 때 이거다! 라고 주목할 만한 제품이었습니다. 세탁세제는 계면활성제가 없어 세탁 후 물이 바다에서 생분해되고, 높은 비율의 천연 효소로 세탁력도 걱정 없죠. 섬유유연제는 향이 없어 낯설긴 하지만 미세플라스틱도 없습니다. 가루를 동전 모양으로 타정한 고체 제형이라 생분해 패키지 포장이 가능한데다 가벼운 제품이 탄생했습니다. 이러한 개발, 제조, 판매, CS는 동구밭이 브랜딩, 디자인, 마케팅은 저희가 맡았습니다. 협업의 합이나 신뢰도는 이미 확인됐기에 준비는 급박했지만 순조롭게 진행됐던 것 같네요.
한 가지 준비가 더 있었는데요. 제품을 런칭하기 전 입주민과 함께하는 '플라스틱 없데이' 캠페인을 선행했습니다. 참여한 입주민 분들께는 추첨을 통해 매월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꿀팁이 담긴 지구살림 캘린더와 동구밭 설거지 비누를 드렸죠. 환경 이슈를 환기하고, 동구밭 제품으로 리워드를 제공하여 브랜드에 대한 선호와 인지를 만들어 놓으면 제품 캠페인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무엇보다, 엘리베이터TV를 통해 친환경 제품을 소개할 때 판매 만큼 중요한 부분이 입주민들과 함께 선한 영향력을 만드는 것이기에 꼭 필요했습니다.(파트너사와 저희는 이걸 지킬 앤 하이드라고 부릅니다) 친환경 제품을 쓰는 것은 단순한 '소비' 이상의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니까요. 입주민 분들의 참여에 대한 확신도 있었고, 입주민의 액션을 끌어내는 캠페인에는 전문인 브랜딩팀 동료들이 있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풀 밸류 체인이니까 가능한 일이었죠 :)
드디어 판매입니다. 검증된 소비자 여정[시청>검색>구매]이 이번에도 작동할 수 있도록 신경 썼습니다. 특히 검색광고의 경우,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검색하는 동구밭의 기존 고객(구석에 숨어있어도 잘 찾아옴)을 고려할 시 비용을 들이면 손해였지만, 엘리베이터TV를 시청하고 제품을 처음 검색할 입주민을 고려하면(최상단에서 못 찾으면 이탈多) 꼭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결국 집행을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구매 상세 페이지에서는 엘리베이터TV에서 봤던 이미지와 연결될 수 있도록 비주얼의 연결성을 제고했고요. 마케팅 매체로서는 뭄뭄 때는 시도하지 못했던 유튜브 인플루언서 매체 실험도 해봤습니다. 화보 촬영, 안전을 강조한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엘리베이터TV소재 제작까지! 이렇게 다시 송출의 날이 밝았네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부터 뭄뭄 실내화처럼 날개 돋친 듯 팔리진 않았습니다. 액체, 가루를 사용하는 비중이 98%에 이르는 상황에서, 가격대도 결코 낮지 않은 고체 세제를 보자마자 구매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제품의 존재 이유, 가치, 장점을 알아주시고 구매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났습니다. 메이저 제품이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세탁세제 시장에서.. 네이버 쇼핑 검색 13위까지 오르는!!(22.7.6 기준)성과를 얻기도 했고요. 가장 큰 성공은 입주민분들께서 지구살림 세탁세제를 찾아주시고, 사주셨다는 것입니다. 광고를 접촉했다는 입주민 분들 기준으로, 48%가 검색, 11%가 구매했다고 답해주셨거든요.
결론. 가치 소비도 됩니다. 얼마 전 생활용품 네임드(?) 기업에서 이직해오신 뉴 펭귄분도 말씀하시더라구요. 친환경. 안 할 수는 없는데, 팔기는 참 힘들다고. 동구밭이라는 든든한 파트너사, 내일을 생각하는 입주민의 가치소비, 연결의 플랫폼이 되는 엘리베이터TV는. 했습니다. 제품과 고객을 이해한 찰떡 기획은 말해 뭐해요. 이 경험을 가지고 동구밭과는 하반기 제품 캠페인을 또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펭영펭 데이터팀과 장팀원이 함께, 최대 효율을 뽑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실험해볼 계획이니 이것도 기대해주세요.
이렇게, 커머스의 큰 줄기였던 뭄뭄 실내화와 동구밭 지구살림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드렸는데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각각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면 조금 더 스킬에 가까운, 마케팅 전략에 따른 판매가 어떻게 달라졌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놀랍게도) 이렇게나 길지만 너무 길어서 차마 못 다한 이야기가 있답니다ㅎㅎ 궁금하신가요?! 궁금하신가요?!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
그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에서 만나요!
ⓒ정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