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발견은 그것이 결과에 얼마나 가까이 있느냐 멀리 있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우연에 속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성이 있는 사람들은 편지를 쓰듯 그냥 앉아서도 발견이나 발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독일의 물리학자이자 철학자인 게오르크 크리스코프 리히텐베르크의 말이다. 발견은 단순한 우연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실패 후에 단 한번 스쳐 지나가는 영감에 의한 우연이라는 주장이다. 영국의 작가 호레이스 윌폴은 ‘세렌디피티(Serendipity)’를 ‘준비된 우연의 법칙’이라고 규정했다. ‘세렌디피티’란 ‘뜻밖의 발견이나 발명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세렌디피티의 결과가 정말 우연히 발생한 경우도 있지만, 실상은 치밀하게 사고하고 준비하는 상황과 과정에서 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적의 약이라고 불리는 페니실린이나 노벨의 다이너마이트 제조법 발견, 뢴트겐의 X선 발견, 효소 레닌 해독, 전도성 폴리머 발견이 그러했고,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3M 사의 ‘포스트잇’ 개발도 그랬다. ‘정답을 향해가는 여러 갈래의 길’이란 관점에서 보면 사전에 예상했던 답은 아니지만 그게 오답이 아니라 또 다른 정답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우연이나 실수 또는 실패를 그냥 지나쳐 버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그 속에서 창의성과 창조성의 기회를 찾아내는 역량, 즉 발견력이 있었기에 우연한 발견은 영원한 생명력을 얻을 수 있었다.
‘발견력’은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찾아내는 힘’이다.
‘발견력’이란 ‘미처 보지 못했던 사물이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미처 보지 못하거나 무심코 흘려버린 평범한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힘’이기도 하다. 똑같은 환경이나 대상, 상황과 조건에서 남들과 차별화된 결과를 찾아내는 사람들은 어떤 특성을 가진 것일까?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야 하는 현대인들.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쫓아가기도 벅찬 기술과 흘러 넘치는 정보, 이런 와중에 개인이 소화하고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은 지극히 제한적이며, 용량은 한계상황에 도달한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관심이 있는 것에만 관심을 둔다. 모든 초점은 눈앞의 문제해결을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에 맞춰져 있다. 당연하다. 그런데 발견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그 대상, 상황, 조건의 이면을 본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어떤 것이나,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다른 관점에서 삐딱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문제해결에서 문제발견이라는 근원적 능력으로 진화한 셈이다. 발견력의 Data Lab 검색 지수는 평균 15였다
시애틀의 한 작은 동네 커피숍에 불과했던 스타벅스가 20여년 만에 전세계 곳곳에 체인을 둔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하워드 슐츠의 혜안과 발견력이 자리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마케팅 책임자로 밀라노 출장을 갔을 때, 친구와 가족들끼리 삼삼오오 짝을 지어 떠들썩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휴식을 즐기는 광경에서 그의 발견력이 빛을 발한다. 그로부터 2년 후, 사장인 된 슐츠는 스타벅스의 상품을 커피뿐 아니라 고객이 매장에서 체험하는 모든 것으로 확대시켰다. 차별화된 로스팅 기법으로 만든 커피의 맛과 향기, 친밀하면서도 전문적인 직원, 격조 높은 인테리어, 세련된 음악…… 이 모든 것을 활용하여 스타벅스만의 독특하고 멋스러운 분위기를 창조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는 고객들로 하여금 다른 곳에서는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정신적인 위안과 매력을 발견하게 만들었다.
발견력의 실례는 셀 수 없이 많다. 20세기 비즈니스의 가장 위대한 혁명으로 불리는 포드의 컨베이어 시스템은 순서에 따라 고기를 다듬는 정육점의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발견한 경우다. 코르셋과 처진 치마로 풍만함을 강조하던 여성 패션에 단순하고 각이 진 남성복의 요소를 가미해, 오늘날의 여성 정장 라인 시대를 연 코코사넬, 다이너마이트, 노벨, 벤젠의 분자구조와 유기물의 사슬구조를 발견한 독일 화학자 케쿨레, 세계 1위 보정속옷 브랜드 스팽스(Spanx)의 창업자인 사라 블레이클리, 기발한 애완 돌멩이를 팔아 떼돈을 번 개리 달,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북극해의 빙산을 녹여 생수로 만들어 판 홍콩업체 스발바르디, 이들도 모두 새로운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숨겨진 가치를 발견해낸 경우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본다. 즉, 자신이 보고 싶고, 듣고 싶고, 말하고 싶은 것만 찾는 경향이 있다. 만약 우리가 열린 마음으로 사물이나 대상을 보고 듣고 말할 수 있다면? 아마도 훨씬 더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을뿐더러 발견의 결과물 역시 기대 이상일 수 있다.
목(木)은 발견에 최적 조건을 가진 성격과 본능적인 감각을 지녔다. 적극적인 의지와 긍정적인 성격에다 호기심이나 창의력도 엄청나다. 게다가 장애물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직진맨이다. 실제로 ‘유레카(eureka)’나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합리적인 계산과 논리적인 생각에 머물러있기 보다는 실행 과정 속에서 예상치 않게 마주할 가능성이 절대적으로 높다. 진정한 발견을 하려면 새로운 판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져야 한다. 적극적인 성격과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 트레이드 마크인 화(火) 역시 과감한 돌파력과 추진력으로 반복적인 도전 중에 뜻밖의 발견과 조우할 가능성이 높다. 화(火)의 특성인 타고난 혀 놀림과 감성 인자는 발견력의 큰 힘이 된다.
지혜와 직관력이 뛰어난 수(水)는 발견력 분야에서도 제대로 실력발휘를 한다. 기본적으로 수(水)가 많으면 생각이 많다. 공상, 망상은 물론이고 상상이 차고 넘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주목 받는 기운이다. 인공지능(AI), 로봇공학(RT), 사물인터넷(IOT), 무인운송수단, 3D 프린팅, 나노 기술 등 신기술 혁신이 대세가 되고, 빅데이타를 통해 수많은 정보와 기술이 통합되면서 수(水)오행은 창의력, 기획력, 상상력을 바탕으로 발견력에서도 한 획을 그을 가능성이 높다.
토(土)는 우리의 몸에서 입에 해당하긴 하나 워낙 조심성과 책임감이 뛰어나다 보니 좀처럼 말이 없다. 상황을 관망하며 중용을 지키려는 소극적인 태도는 신뢰성을 주지만 발견력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금(金)은 이성적인 판단력과 결단력이 돋보인다. 원칙과 법칙에 따라 움직이지 않으므로 변형 가능성이 적다. 마무리는 확실하겠지만 발견력에서는 거의 허당 수준이다.
발견력의 본질은 각자가 처한 환경과 상황, 심지어 위기에서 결정적인 가치와 기회를 발견해낼 수 있는가 이다. 사람마다 삶의 목표나 살아가는 방식은 모두 다른 상황에서 꼭 발견이 거창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이뤄낸 세기의 발견이던, 또는 우연한 계기로 얻어걸린 발견이던, 어쩌면 그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발견이 실행으로까지 이어져 우리 삶에 어떤 실질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발견력 내공을 키우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본질을 탐구하라 – 프랑스의 작가인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땅을 찾는 데 있지 않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 있다’고 했다. 사물의 본질을 발견하고자 한다면, 먼저 그 근간을 깊게 파헤쳐 들어가야 한다. 본질 위에 무수히 쌓인 정보들만으로 그 사물에 대해 온전히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본질을 탐구하면 WHAT과 WHY에도 탁월한 답변을 할 수 있다. 본질을 깨달으면 그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해진다.
2. 의문과 관심이 발견의 원천이다 – 이미 ‘있는 것’, 이미 ‘존재하는 것’들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발견하는 능력을 ‘창조적 발견력’이라고 한다. 동일한 대상과 현상이라 할 지라도 남들과 차별화된 관점으로 바라볼 때 창조적 사고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의문과 관심을 갖자. 비교할 수 있는, 평범한 것들을 더 많이 알게 될수록 특별하고 뛰어난 것들의 가치가 더 많이 보이는 법이다.
3. 탁월한 가설을 세워라 – 보편성을 확보할 수 있는 특수한 가치를 발견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절대 다수의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들을 먼저 발견해야 한다. 창조적 발견은 기존의 보편성을 대체하는 새로운 보편성을 발견하는 작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많을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을 먼저 발견한 다음에는 그것을 리뉴얼할 수 있는 가설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가설이란 하나의 기준이다.
4. 새로운 관련성을 찾아라. – 고정관념에 매이면, 새로운 것을 보지 못한다. 내가 알고 있는 상식과 지식은 잠시 내려놓고, 열린 마음자세로 임해야 하는 이유다. 이미 알고 있는 것, 새로 알게 된 것, 아직 모르고 있는 것 등 모든 이론과 가설에서 새로운 관련성을 찾아라. 양적 팽창이 질적 전이로 이어진다. 모든 사실을 서로 연결하고 접목시키다 보면 창의적인 답을 찾아낼 수 있다.
5. 실패에서 발견하라 – 과거에서 실패의 단서들을 포착한다. 패턴과 추세를 분석하며, 실패의 여지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면 성공의 길을 발견할 수 있다. 발견력은 살아가는 환경 속에서 개개인의 노력과 훈련에 의해 그 힘이 길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장하는 과정이나 환경,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익히고, 습관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결국 발견력의 힘은 다종다양한 관심과 경험이 밑바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