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05-3. 속마음을 보이기 어려운 사회
재이는 달랐다.
입술이 간밤에 주먹질로 아니 4대기 몇 방에
터져 부르터있을 때,
갑자기 다가와서
“나 연고 있는 데, 줄까? 필요하면 말해.”
아, 나 정에 굶주렸나? 왜저래.
했는데….. 동창회에서 본 재이는 좀…
위태로웠다.
고등학교 때도 위태위태했었고.
사실 중학교 때도 그리 밝지는 않았다.
아마도 그 부친 덕분이리라 생각했지만
나는 곁에 할멈덕에 좀 살만 했는 데
얜 도대체 엄마도 있는 데
왜 이러는 걸까 싶었다.
좀… 나랑 비슷한 느낌.
동창회에 취기가 오른 녀석들을 제치고
화장실에 와서 손을 씻는 걸 보고 알았다.
내 예감은 역시나 였고 너무 잘 맞아서
눈물이 났다.
“재이야, 너 바다 보고 싶지 않아?
나 갈건 데, 갈래? “
“…………..”
말이 없던 터라 거절인줄 알았는 데
짐을 챙겨 나오니
따라 나오는 그녀가 보였다.
바다를 앞에 두고 파도가 밀물 썰물로
요동치는 것을 보면 서
소주를 두 병 정도 더 마셨던 듯 하다.
그렇게 시작이었다.
우리는 위장도 해야했다.
남자는 필요했다.
사회 속에서는 말이다.
다행이도
재이는 늘 집안에서 엮는 사람이
꽤나 있었고,
나는 그 중간 언저리에서
재이를 챙기며 그렇게 지냈다.
그런데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망할 놈.
그 새끼가 인물은 인물이다.
명물은 아니지만 한 명물은 했다.
“재이씨, 오늘은 확답을 들으려구요.”
“ 아… 부모님께 말씀드릴게요.“
“아……..”
“너, 내가 우습냐?
너 그 놈 아니 그 뭐시깽이랑 뭐 있지 않냐?
이의원 꽤나 골치 썩어보라지.
잘가라.
너 집안 그리고 학력 그리고 얼굴 좀 있다고
재미 많이 봤나 보다?
너 나 알지 않아? 이 바닥 좁기도 좁은데.“
그리고….
재이는 2년을 집에만 갇혀있었고
나는 여기저기에서 굴러다니며
일을 해야 했다.
닥치는 대로.
가진 것 없고
가진 거라곤 몸과 건강인 나는
그렇게 여기저기 식당가
영화관 등등을 돌며
일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그 시간들을 견뎠다.
재이는 더 힘들거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너무 힘이들 때
이따금씩 재이의 손목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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