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훈 Mar 08. 2020

서른여섯살의 사랑 - 2

나의 사랑을 뒤돌아보면 아쉬운 마음이 들어...

나는 뭐가 그리 싫었던 걸까??


지금까지 내 인생의 사랑을 되돌아봤을 때 좀 아쉬운 마음이 드는 때가 있다.

그때로 돌아가 다시 그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차라리 지금은 그 반대에 가깝다. 지금의 나와 그때의 나는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런 마음이 들 때, 내가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게 아니고, 그때에 열정적인 사랑을 하는 내 모습을 나는 그리워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럴 때 나는 행복했었으니까... 유명한 노래 제목처럼 내 취미는 사랑이니까...(예전에 내가 만났던 여자분과 이야기를 좀 더 잘하기 위해서 그 여자분이 좋아하던 심리검사를 한 적이 있었다. 거기서 나는 로맨티스트 유형이었으니까 어느 정도 맞는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마음이 드는 이유는 다름 아닌 내 행동 때문이다.

대게 나의 헤어짐은 상대방의 짜증으로 시작된다고 나는 생각해왔다. 나의 헤어짐의 패턴은 대부분 이러했다. 상대방이 나의 어떤 행동 또는 모습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내가 그 행동을 할 때마다 화를 낸다. 나는 미안하다고 하고 네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니 고쳐보겠다고 한다. 예전에는 항상 그렇게 했다면 노력을 하면서 그 행동을 반으로 줄인다. 상대는 반으로 줄어도 이야기를 했음에도 고쳐지지 않는다고 더 화를 내게 된다. 상대방도 그 행동을 나에게 똑같이 한다. 처음에는 그냥 무시하지만, 나 또한 노력하고 있음에도 매일 혼나기만 한다고 생각하니 시간이 흐른 후에 이야기를 꺼낸다. ‘나도 노력하고 있으니 너도 안 했으면 한다.’고 이야기한다. 서로 그 행동을 계속하므로 다툼은 계속 커진다. - 사람은 변하지 않으니 사실 대부분 그 행동을 계속한다. - 점점 싸움이 잦아지고 결국 그 문제가 커지고 인내심이 바닥나며 다른 문제로도 싸우게 된다. 그러다 헤어진다. 평균적으로 만나고 1년 6개월이 흐른 후에 시작되어서 3년 정도 만날 때까지 1년 6개월 동안 진행된다. 마지막은 항상 상대방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며 헤어지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나 또한 이기적이었다. 상대방도 보통 이기적이다. 결국 다 자기가 편하고 자기가 좋은 대로 행동하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며 상대에게 문제를 떠넘긴다. 안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이런 게 정상적인 모습이다.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뭐가 그리 싫었던 걸까??

상대방의 모습을 보고 뭐가 그리 싫었던 걸까??

천천히 생각해보면 그 모습을 나는 사랑하고 있었는데, 그리고 그 사람을 만난 처음부터 그 사람이 그런 걸 알고 있었음에도, 나는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 사람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내가 양보하기 싫고, 내 사랑이 조금은 줄어들었음을 인정하기 싫어서 그 사람에게 그 잘못을 뒤집어 씌운 게 아닐까??

뜨겁게 사랑하는 내 모습은 사라지고 둘은 편안하지만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진정한 친구가 되는 그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닐까??


결국 상대방의 문제가 아닌 내 문제였음을 요즘은 가끔 떠올리게 된다.

다음에.. 다시 한번 사랑하게 된다면... 사랑한다는 건 소중한 거니까 다시 한번 나를 뒤돌아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일상 속에서 인생을 느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