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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황하는 콧날 Sep 16. 2018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의 기록 #실수 편

복기

안녕하세요. 방황하는 콧날입니다. 이번 화에서는 에필로그 전 번외 편으로 제가 히말라야에서 저의 불찰로 엄청난 고난? almost die 할 뻔 한 기억 때문에 저의 실수를 복기해볼까 합니다.


왜 하필 나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히말랴에서 고산병이 와 죽을 뻔했을 했는가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 자만심


내 저는 돌길도 두드려 보고 걸어야 할 히말라야에서 자만했습니다. 아마도 이 자만심의 가장 큰 원인은 포스트 중에서도 한 번씩 언급했던 3000m급 메리설산에 갔다 왔던 경험 때문입니다. 3000m급 산에서 고산병이 없었기 때문에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에서도 괜찮을 것이고 쉽게 단정 짓고 자만했습니다. 물론 자신감으로 표출되었기도 하였지만, 자만했고 이 자만은 올바른 의사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젊다는 이유도 있었을 것입니다. 젊은 데 이걸 못하겠어하는 생각도 있었고 동행했던 분들도 저보다 어른이다 보니 센 척, 강한 척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힘들다는 내색 하지 않았고 제 컨디션을 정확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못했고, 저도 알지 못했습니다.


자만심에 빠지면 안 됩니다. 센 척 강한 척 허세를 부리는 것보다 약한 모습, 지질한 모습 또한 나쁜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오히려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괜한 허세를 부리는 것보다 강할 수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어디 가서 잘난 척하면 안되고. 어디서든 처음에는 설치면 안 됩니다.


자만하지 않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2. 유연하지 못한 나


저는 어려서부터 힘들거나 잘 되지 않는 일이 있어도 남에게 부탁하거나 도와달라는 말을 잘 못했습니다. 이러한 저의 성향이 히말라야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제 글을 읽으면 아시겠지만 칼라파타르에 올라가는 날 저의 일행의 포터가 저를 따라나섰습니다. 하지만 제가 비용 부담을 하진 않았던 포터였기에 괜찮다고 혼자 올라가겠다고 돌려보냈습니다. 


사실 저는 배낭 무게가 부담스러워 배낭을 메지 않았고 물도 챙기지 않았습니다. 금방 다녀올 수 있는 곳으로 알았기 때문입니다. 제 체력을 간과 한채. 영화 블랙호크 다운에서 작전이 금방 마무리될 거라며 장비를 챙기지 않은 군인과 비슷했습니다. 일행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물이 든 배낭을 포터에게 맡겼더라면 훨씬 더 수월하게 올라가고 내려왔을 것이고 고산병이 심하게 발전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유연하게 포터에게 팁을 쥐어주고 약간은 뻔뻔하게 했다면 그 날 하루가 달라졌을 것입니다. 

유연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약간은 뻔뻔해지기! 그리고 도와달라고 말하기!! 이것 또한 히말라야에서 얻어온 교훈입니다.  

3. 괜찮아요라는 미련한 말


지금껏 살아왔던 날들을 돌이켜보면 괜찮다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트레킹을 하면서도 괜찮냐고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면 괜찮다고 대답했습니다. 다른 일상에서도 괜찮냐고 물어보면 표정과 속내는 썩어갈 때도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신경은 예민하고, 고통에 극렬히 반응합니다. 그래서 위급한 상황이 오기 전 자신을 보호합니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괜찮다는 말이 계속되다 보면, 마취제처럼 고통에 둔감해지고 미련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도 마취제를 쓴 것처럼 고통에 둔감해진다면 고통에서 잠시 비켜갈 수 도 있겠지만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떼쓰고 불평만 하는 모습도 지양해야겠지만,

괜찮다는 미련한 말 대신에,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의지가 자신을 지키는 가장 빠른 길일 것입니다. 



4. 포기를 모른 다면..


칼라파타르에 포기하지 않았기에 저는 산에서 위험한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포기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제 포스트에서 잘 찾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항상 사회화되는 과정에서 포기하는 것은 나쁜 것이고 비겁한 것이다라고 교육되어지는 듯 보입니다. IMPOSSIBLE IS NOTHING이라는 광고 카피가 있을 정도입니다. 저 말은 저는 잘못된 말이 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몸이 주는 모든 시그널을 무시하고 마취된, 아니며 아드레날린이 다량 분비된 상태에서 무리를 한다면 정말 큰일이 날 수 도 있습니다. 

포기하는 것도 용기이다.라고 젊은 친구들에게 말해 주는 시대가 점차 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자 분들께서도 이 "포기"의 정의는 잘 아시리라고 판단합니다. 


이제 저는 여행을 떠나면 모든 것을 다 볼 수는 없으니 못 본 것은 다음에 다시 와서 보자는 라고 마음속으로 되뇝니다. 포기했던 것들 또 한 정말 소중한 것이라면 다음에 또 시도해 볼 수 있고 노력해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뿐만 아니라 내일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혼과 몸이 망가져 회복이 불가능해지기 전에 신경이주는, 온몸이 주는 신호를 잘 감지하세요. 고산병에 대응하는 자세처럼, 잠시 내려가 고도를 낮춰서 고산에 적응하고 다시 올라가도 됩니다.

제가 히말라야에서 했던 실수에 대해 복기해보았습니다. 혹시 EBC트레킹을 떠나는 분이 제 글을 읽어 주셨다면 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랍니다. 사실 이 글은 저를 상기시키는 글이기도 합니다. 여행을 다녀온 지 좀 되었다 보니 일상에 젖어 여행이 주었던 교육들을 잊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다시 복기해보고 상기해봅니다. 아마도 여행이 주는 소중한 가치 중 하나는 나를 되돌아본다는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여행의 대단원의 마지막인 에필로그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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