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잇는 여자들 <엄청난 가치> 프로젝트_15강 자기돌봄 하브루타
오늘 하브루타의 주제는 '친구'다. 첫 번째 질문은 '나와 가장 좋은 친구는?'이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친구들을 떠올려 보았다. 이제는 연락이 끊긴 친구, 사회생활을 하며 알게 되어 지금까지 친밀하게 지내는 친구, 예부터 지금까지 언제 만나도 마음 편안한 친구... 그중 가장 좋은 친구는 누구지? 답을 해야 하니 구체적 인물 한 명을 적었고, 그에 대해 짝꿍과 얘기를 나눴다. 나는 내 친구에게 깊이 있는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고, 감정의 밑바닥을 보여주어도 편안해도 좋다고 이유를 달았다.
그림책 영상으로 보기 (자신감 뿜뿜! 아이가 읽어주는 동화책 '나는 내가 좋아' - YouTube)
이어서 우리는 그림책 한 권을 (영상으로) 같이 봤다. 『난 내가 좋아(낸시 칼슨 지음,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2007년)』라는 책인데, 매력만점 주인공 돼지가 자신의 가장 좋은 친구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그 친구는 바로 나 자신. 나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고 신나게 달리기도 한다. 주인공은 나를 돌보고 가꾸는 것도 좋아해서 깨끗이 이를 닦고 목욕을 하고 좋은 음식을 먹는다. 과연 그림책 그림에는 돼지 혼자만 등장하는데도 쓸쓸해 보이지 않고 행복이 넘쳐흐른다. 그런 주인공은 '내가 어디를 가든지 무엇을 하든지 난 항항 나일뿐'이라며 '그런 내가 좋아!'라고 끝을 맺는다.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난 '아차' 싶었다. 첫 질문을 들었을 때, 나는 솔직히 친구보다는 나 자신이 떠올랐다. 그럼에도 누군가를 적어야 했고 '친구'가 없는 사람이고 싶지는 않은 마음에 쥐어짜듯 떠오르는 인물 중에 순위를 매기고 그중 첫 번째 친구를 적었던 것이다. 나는 현재 누구보다 혼자 놀기에 익숙해져 있고, 이 상태를 어느 때보다 즐기고 있다. 지금만 그러냐 하면 이는 원래 나의 성향인 것도 같다.
나는 쾌활한 성격임에도 친구를 많이 두지 않는 편이다. 일단 일상을 유지하는 데 있어 여러 친구들과의 모임에 전부 참석할 에너지가 충분치 않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부터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나이가 들고 출산과 육아가 겹치다 보니 다른 곳에 투여할 에너지는 거의 없는 편이 되었다. 혼자 에너지를 충전하는 일에 익숙해진 내 모습을 만족스러워했음에도 난 왜 나 자신을 '친구'로 답하지 못했을까.
나는 내가 나의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 친구는 타인이라고만 생각한 것이다. 이번 수업을 계기로 친구의 범위를 나 자신은 물론 자연으로까지 넓혀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또 하나, 나의 이중성이다. 혼자만의 시간 갖기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나모 모르게 외부에 친구가 많을수록 좋은 사람이라는 사회적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한 자신을 발견했다. 이런 마음을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
내가 이 날 아래 적은 부분을 울림문장으로 적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난 나에게 말하지. "야, 참 멋지구나!"
스스로에게 칭찬과 응원을 해 준 적은 많지만 그 말을 직접 입 밖으로 꺼내 본 적은 차마 없었다. 그저 마음속으로만 흘려보냈을 뿐. 오늘부터는 '나'라는 내 친구에게 소리 내어 매일 응원과 칭찬의 말을 건네 보련다.
"너 참 멋지다!"
"넌 참 좋은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