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4주 영화감상 기록
2019년 1월 4주 영화감상 기록
이 영화 정말 어렵다. 당혹스럽다. 내가 아는 '영화'가 아니다. <얼굴들>은 느슨한 관계로 엮인 4인의 삶을 의도와 관점 없이 바라본다. 한 평론가 쓴 카메라가 "부유한다"라는 표현이 맞다. 지금 길거리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삶에 카메라를 들이댔다고 해도 믿을 만큼 네 사람의 삶은 극적이지 않다. 그래서 <얼굴들>은 극영화도, 명확한 서사가 있는 다큐도 아니다. 오히려 영화를 뜻하는 여러 단어 중 활동사진, 또는 움직이는 사진에 가깝다.
나는 '이야기로서의 영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처음엔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한 사람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사람은 일면식도 없다. 교차하지도 않는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왜 이렇게 한데 모아져 '영화'를 만드는 것일까? 저들의 삶이 특별히 선택된 이유가 있을까?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저들의 삶 어딘가에 특별한 것이 있어서, 그것을 추적하기 위해 지금 그들의 삶을 그리는 것일까? 온갖 생각이 다 들었지만 그 무엇도 답이 아니다.
<얼굴들>을 받아들이는 내 역설적 행동은 오히려 이강현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둘러 둘러 통한다. 평범한 삶이 카메라 프레임에 담기는 순간 그것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 삶'이 되어야 한다. 평범한 삶이 영화다운 순간이 되기 위해 거치는 과정은 너무나 인공적이고, 우리는 그것에 아주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그렇게 드라마틱한 것을 찾다가 결국 평범하지만 빛나는 순간을 놓치는 건 아닐까? 우리가 영화를 만들기 위해 특별함에 너무 매달려 있는 게 아닐까? 그런 것만이 영화일까? 결국 <얼굴들>은 전국의 모든 영화학도와 시네필이 던지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 "영화는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한다. 무엇이 영화일까?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더욱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