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과 원칙

by 김준식

규칙과 원칙


지난 5월 우리 학교에 전학 온 ‘00’ 이야기다.


00의 첫인상은 보통의 중 3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이야기도 곧잘 하는 성격이라 큰 걱정 없이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교장실 옆이 3학년 교실이라 자주 오가며 이름도 불러주고 교장실에서 또 자주 이야기도 했다. 그렇게 여름방학이 지나고 9월이 되자 00은 완전히 우리 학교에 적응하여 잘 지내고 있다.



그런데 00의 행동 중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있다. 예를 든다면 수업 중에 큰 소리를 지른다거나(지나치게 큰 소리여서 옆 방에 있는 내가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교실에 가 볼 정도의 큰 소리) 복도에서 아주 위험하게 장난을 치는 일들이다. 담임 선생님이 가끔 주의를 주고 나도 더러 웃는 얼굴로 “00아! 넌 너무 소리를 지른다?” 정도로 이야기하곤 했다.



또 하나는 코로나로 인해 중앙현관으로만 출입해야 하는 것을 매일 어기고 학교 진입로에서 가까운 문으로 출입하는 문제인데…… 이 지점에서 바로 ‘규칙’과 ‘원칙’의 문제에 봉착한다.



‘규칙’은 일반적으로 다 함께 지키기로(묵시적 명시적 의사표시를 모두 포함) 약속한 것으로서 사회의 기초가 되는 도덕률부터 법 까지를 모두 망라하는 말이다.



‘원칙’은 이 규칙들이 처음부터 존재한 형식이다. 따라서 ‘원칙’은 각 개별 사태에 내재되어 있는 각각의 규칙을 총체적으로 부르는 말이다.



이 규칙과 원칙에 가치 기준이 부가되면 정의는 더욱 복잡해지지만 거기까지는 나아가지 않고.



지난 목요일 8교시 수업 중에 00의 소리는, 거의 교실 수업을 방해하는 수준으로 들려서 당장이라도 가서 사태를 해결하고 싶었지만 수업하시는 선생님이 더 힘들 것이라고 판단하여 일단 참고 다음날 00을 교장실에 불러서 차를 한 잔 대접(?)하며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우연히 그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만들어서 어제 일을 물어보았더니 00은 별일 아니라는 듯이 대체로 모든 사실을 인정하며 “답답해서~” “8교시가 하기 싫어서~”등의 이야기를 하며 선생님께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너무 큰 소리를 치는 것은 선생님이나 같은 반 아이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00은 웃으면서 나갔다. 그리고 다음 날 장난을 치다가 복도 유리창을 파손했다. 다행히 아무 상처도 나지 않았다. 집에 연락을 하지 않으려다 연락을 취했다는 담임 선생님의 고민을 들으며 참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중앙현관 출입 문제는 일시적 규칙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특별하게 약속한 것인데 00에게 거기로 출입하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목이 말라서’이다. (매번 똑같은 대답이다. 그 출입문 옆에 식수대가 있다.) 지난 금요일 아침에도 다시 좌측 출입문으로 출입하는 00에게 모두 같이 지켜야 할 규칙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00은 다음 주부터는 거기로 다니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월요일 아침 …… 00는 다시 거기로 출입하면서 내가 00아! 하고 부르자 어김없이 “목이 말라서요~”를 외친다. 참 어찌해야 할까…… 이 부분(중앙현관 출입)만 한정하면 00에겐 규칙이 무용지물이다. 그러면? 1교시 전에 다시 이야기하려다 그만둔다. 내일 아침에도 안내하고 그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안내하기로 마음먹는다. 참 나의 수련이 필요하다.


기다리는 것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에 대해서는 나 역시 예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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