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와 걱정, 불만과 답답함, 짜증, 그러나 중심 잡기

by 김준식

우려와 걱정, 불만과 답답함, 짜증, 그러나 중심 잡기.


교육정책이 산으로 가는 것은 교육현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교육현실을 모르는 것은 교육현장의 상황을 모르거나 무시하기 때문이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나 무시하는 것은 문제다. 지금 대한민국 학교의 상황을 알려면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이해해야 하는데 가장 큰 장애, 혹은 장해 요인은 거대한 대입의 산이다.


현재 사회구조 속에서 대입이라는 장벽을 두고 교육혁신은 말장난이다. 대입 제도를 아무리 정교하고 합리적으로 만들어도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엘리트주의에 기초한 학벌주의가 사라지지 않는 한, 교육혁신 특히 고교 교육 정상화는 거의 공염불에 가깝다.


역시 그 바탕에는 끊임없는 경쟁을 조장하는 자본의 논리가 숨어있으니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학생 상호 간의 협업을 통한 배움은 현실의 벽 앞에 언제나 물과 기름처럼 유리될 뿐이다. 쉽게 말해서 대입이라는 거대한 산 앞에서 시험 성적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배움은 조건 없이 폐기되고 만다.


나는 35년 이상을 교직에 있으면서 교사들의 고민을 이해하고 교사들의 생각을 담아내는 교육정책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책을 제안하고 입안하는 주체 중에 교사는 거의 없거나 아예 없다. 학문적으로 미흡하다는 편견아래 대학 교수, 해외 유학을 다녀온 고급 공무원들이 이런 일의 중심이 된다.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학교에 그들이 요구하는 정책을 만들어 낸다. 교육부 전문직 5년의 경험으로 감히 말할 수 있다.


다시 2028년을 위한 대입제도 개선이 입안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 얼개에 대한 발표를 보며 이제는 교사를 폄하하기까지 한다.(이권 카르텔 근절, 교사의 평가역량 강화를 주요 항목으로 제시한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교사 집단을 이권 카르텔이라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이름을 부여하고 교사 평가 역량을 강화한다면서 구체적인 방침이나 내용은 없이 이권 카르텔 운운과 5등급제, 그리고 성취 수준 표준화를 이야기한다. 이미 성취기준 및 수준은 표준화되어 있다.


현재 발표될 2028년 ~ 은 교육부 내부의 자생적인 움직임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정부 집권 안에 표면적인 성과를 내려는 일부 세력들과 그에 동조한 학자들, 그리고 역시 그에 동조하는 교사집단들의 합작일 가능성이 크다. 정권마다 흔들리는 교육정책은 이제 누더기가 되었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 몫이 되고 만다. 그래서 교사인 내가 교실에서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당위가 생긴다. 그래서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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