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시간(31)
(4) 하이데거 시간론
하이데거는 현존재의 염려를 근원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것이 시간성이라고 생각했다. 즉 염려를 통한 현존재의 존재 근거를 시간성으로 파악한 것이다. 일반적 존재론에서 시간은 지나간 것(과거)과 다가올 것(미래)이기 때문에 지금의 존재에게 어떤 의미도 없다. 오로지 현재 존재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반면 하이데거의 현존재의 염려를 근거로 하는 시간성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이데거가 시간성을 현존재의 존재 근거로 파악한다는 것은 죽음으로의 선구를 통한 양심의 결단성을 담보로 하는 장래(~에로)와 그 결단에 따라 자신을 회복하고 수용하는 과거(~를 향해)를 바탕으로 한다. 여기에 자신의 상황을 현행화시켜 현재성(~에)을 담보하는 것이다.[1] 즉 하이데거의 시간성은 지금까지 존재해 온 철학적 현재 중심의 시간 개념에서 현존재의 염려를 통한 본래적 자아의 회복과 현행화라는 테제를 인용함으로써 장래와 과거, 그리고 현재의 시간성을 완성하였다.
이것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2]
① 시간성은 염려의 구조를 가능하게 한다. 염려는 시간성의 세 탈자태[3]로부터 출발한다.
② 염려에 의한 구조계기[4]는 현존재의 세 구조계기 즉 실존, 피투적 현실성 및 퇴락에서 연유한다. 그리하여 시간성이야말로 시간과 염려의 가능근거가 된다.
③ 세 시간성의 탈자태 중에서 가장 본질적인 것은 장래이다. 그것은 현존재가 가능존재로서 자기를 기투하기 때문이다.
④ 근원적 시간으로서의 시간성은 유한하다. 현존재는 죽음에 의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1]SZ 11판, 1967. 329쪽.
[2]『존재와 시간 강의』 소광희 지음, 문예출판사, 2003. 206~207쪽
[3]그리스어로는 ‘황홀한’으로 번역되는 ‘탈자(脫自 έκστάτκόν, 엑스타티콘, 영어 ecstasy)’는 하이데거의 독특한 용어 사용 방법에서 유래한다. 즉, ‘황홀한’의 의미를 의역하여 ‘자기를 벗어난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세 가지 탈자脫自의 유형(=탈자태)이라 함은 과거(zu…; 향해), 현재(bei…;에), 장래(auf…;에로)의 시간적 현상들이 자신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드러낸다는 의미이다.
[4]구조계기란 지금의 상황으로 또는 그 상황에서 나타나게 된 근거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