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학교와 나 17화

의사 국가시험
응시 기회 부여 절대 반대

by 김준식

Korean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의사 국가시험) 응시 기회 부여를 절대 반대한다.


의사 국시는 원칙적으로는 경쟁이 있는 시험이 아니다. 다만 성취 여부에 그 목적이 있다. ‘누가 더 훌륭한 의사냐’가 아니라 ‘의사가 될 자격이 있는가’를 가려내는 시험이기 때문에 절대평가로 점수를 매기며 일정 점수 이상을 달성하면 무조건 합격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필기와 실기를 같이 실시하며 두 시험 모두 합격해야 의사면허를 받을 수 있다. 한 번 합격해서 면허를 받으면 심각한 의료법 관련 범죄나 각종 면허 취소 사유를 일으켜 이와 관련해 금고, 징역 이상의 처벌을 받는다 하더라도 죄질에 상관없이 재 교부율이 95%를 넘으니 사실상 종신 면허를 받는 셈이다. 사법시험이나 다른 고시도 이와 비슷한 효력이 있다. 살짝 불쾌하다.


평균 합격률은 93% 이상이다. 의사 국시를 볼 자격이 있는 사람은 오로지 의과대학(또는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졸업예정자 포함) 자뿐이다.(치과, 한의사, 간호사는 이 시험을 보지 않는다. 여기서 의사들만의 자부심이 생겨난다.)


2020년 국시는 대상자들이 시험을 거부했다. 소위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국가 정책에 대한 반발로 단체행동을 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 단 한 마디의 사과, 혹은 설명도 없이 다시 시험을 보겠다고 선언했다. 안하무인이다. 특권의식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파업을 한 선배 의사들처럼 자신들도 그런 존재들이라는 것을 이 나라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선생을 하는 동안 내가 담임한 학생 중 단 한 명도 의대를 보내지 못했다. 고시 합격생은 두어 명 있다. 그들은 나에게 연락한 적이 별로 없다.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이 생각 날리 없음을 내가 잘 안다. 의대를 보낸 다른 교사들 이야기도 비슷하다. 이미 그들은 학교에서 인정받았고 안하무인이었으며 특권의식으로 똘똘 뭉친 존재들이었는지도 모른다.


국가는 공정해야 한다. 공정은 특권의식을 배격해야 한다. 기회의 공정 또한 매우 중요하다. 국가고시권의 권위도 중요하지만 이런 사태를 지켜보는 대다수 국민들의 싸늘한 마음도 중요하다. 이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 바로 공정이다. 만약 다시 국시 응시 기회를 2020년 올해 다시 부여한다면 국민적 저항이 있을 것이다. 의대생들이여 그대들은 특별하지 않다. 다만 그대들이 의사가 되어 혼신의 힘으로 사람들에게 헌신할 때 비로소 특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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