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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고신입 Nov 25. 2021

선택의 자유와 SNS

무제한적 자유, 무제한적 비교

심리학자 Barry schwarts는 그의 책 The paradox of choice(부제: Why more is less)에서 과도한 선택의 자유가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적절한 선택의 자유는 분명 삶의 질을 향상시키지만 거의 무한히 다양하다고 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 직업, 종교 심지어 정체성마저 선택의 대상이 되어버린 현재 상황에서는 자유로 인해 얻는 이익보다 손해가 더 클 수 있다.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며 선택의 자유가 있음에 감사할 때가 많은가 아니면 수많은 선택안들을 서로 비교하느라 골머리를 썩거나 혹은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까'는 불안감을 느끼거나 그게 아니라면 선택 이후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심리적 현상으로 불만족을 경험하는 경우가 더 많은가.


무제한적 선택의 자유가 인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SNS는 어떤 역할을 할까? 누군가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옷, 여행지, 학교, 직업, 아파트, 배우자를 선택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이렇게 이뤄진 수많은 선택 결과 중 사회적 지위를 확보한 소수의 결과물들이 확대ㆍ재생산되는 공간이 바로 SNS다. 여기에 더해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픈데 굳이 사촌의 팔촌의 사돈의 좋은 소식까지 내게 전달하는 것이 SNS 기능 중 하나다.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라캉의 말처럼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존재'라고 가정하면 타인의 욕망(욕심)을 매우 쉽게 관음할 수 있도록 설계된 SNS정신과 마음마나 큰 영향을 가질지를 대략적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다. SNS에도 다양한 순기능들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들이 역기능을 압도할만큼 대단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각자가 판단할 문제다.


자신의 선택지를 스스로 제한하고 SNS를 적극 회피하는 것은 기이한 행동도 현실도피도 아니다. 그저 인간으로서의 내가 무한히 욕망하는 존재임을 깔끔하게 인정하고 이러한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 삶,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한 능동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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