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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될대로 될 인생 Mar 17. 2022

그럼에도 결혼식은 올려야겠지

코로나 확진자 60만 명 시기

보석아. 이번 주는 너희 엄마와 아빠가 사랑의 결실을 맺는 결혼식이란다. 너를 가져 급히 결혼식을 잡았는데,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 정말 코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이 세상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위험한 감염 때문에 몇 년 동안 떠들썩하단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들의 행복과 자유를 빼앗아갔어. 우리는 제한된 삶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마저 적응이 되어가더구나.


그런데 말이야, 너희 엄마 아빠가 결혼식을 올리는 이번 주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확진자 수를 정점에 찍을 것 같아. 벌써부터 확진 소식으로 참여하지 못한다는 연락이 오고 있는데, 그런 연락을 받은 너희 엄마와 할머니의 표정에 하루하루 근심이 가득해진다.


' 하필 나야?'라는 생각은 자신에게 스트레스만  뿐이야. 하필 내가 아닌 누군가에겐 일어날 일에 내가 걸쳐진 거지. 자신을 탓하면  되는데, 내가 택한 결정 하나하나가 조금의 변화를 가져올  있을 것만 같아 그런지  엄마의 표정에 그늘이 지는  느낄  있어.


하지만 보석아, 우리 가족 모두가 건강하게 그 결혼식을 참여할 수 있고, 마스크 속에서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당사자인 너희 엄마도 좋게 생각하려고 힘쓰고 있을 거야. 불쑥 억울함도 봇물처럼 터져나오겠지만.


보석아 너는 곧 알게 되겠지만, 세상엔 내 마음대로 되는 게 그리 많지 않단다.

그렇지만 내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충분해. 생각지도 못한 일에 넘어져도 툭툭 털고 일어나 목표 점만 보고 묵묵히 걸어가면 돼. 과정은 조금 틀어져도 괜찮아. 그 과정에서 오는 괴로움도, 평화도 내 마음이 만드는 거야. 지나고 보면 그냥 계절이 바뀐 거란다.


이번 주 주말, 하객은 적어도 축하는 넘칠 결혼식.

보석이도 뱃속에서 축하하는 발길질 많이 울려주길 바라. 하얀 웨딩스레스를 입은 어여쁜 엄마에게 많은 응원과 평화를 줘 보석아.


사랑한다.

이모가.

여기서 찍는 결혼 사진에 너도 출연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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