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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Dec 20. 2020

[딘닷의 남한유량기 #3] 전라남도 해남

땅끝에 가면 물구나무 선 한반도를 볼 수 있다?!

이번 남도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땅끝마을을 보러 가기 전에 한 곳을 경유하기로 했다.

욕심 같아선 다 가보고 싶었지만 한정된 여행시간과 체력을 생각했을 때 여행에서 선택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마치 인생이 그러하듯...


당시 우리에겐

대흥사, 도솔암, 4est 수목원 이렇게 세 가지 옵션이 있었다.


수목원은 마침 수국철이라 인스타에 올라온 사진이 멋졌던 데다가 지도앱 평점도 5점 만점에 무려 4.5로 매우 높았다.

역사를 좋아하는 개취만 생각하면 대흥사나 도솔암이 가고 싶었지만 산 위에 있는지라 찌는 더위에 오르는 걸 친구가 부담스러워 할 거라는 게 좀 걸렸다.


"그래 결심했어!"

그렇게 우리는 '인생 극장'에서 쉬운 선택지를 골랐다.

그 결과는 뒤에서 펼쳐진다.


두륜산 도립공원 산기슭에 위치한 조용한 수목원 - 4est


네비에 수목원을 찍으면서 수목원의 이름이 너무 fancy한 건 아닌가 생각했다.

그리고 처음엔 저걸 어찌 읽어야 하나 싶기도...


나름 쿨하다고 생각해서 저렇게 지으신듯한데... 기왕이면 그냥 한글로 지으면 어땠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


남자 둘이서 가기에 쌩뚱맞을 거 같다는 이유로 진도개 테마파크를 가슴속에 묻었던 나인데, 아무리 수국이 만개하였다고 한들 그걸 남자 둘이서 보러 가겠다고 가고 있는 것도 참 거시기 했당께...(we are in 전라도 so..)


세상사가 그렇지만 모든 게 이성과 논리에 근거해 풀리지 않고 그 때의 분위기에 따라 그냥 어찌저찌 흘러가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포레스트 수목원으로 가는 우리 둘의 상황이 딱 그랬다.


한 가지 너무 좋았던 건 수목원까지 가는 구비구비 국도길의 풍경이 너무도 예뻤다는 것이다. 저먼치에는 두륜산의 능선이 눈앞에는 푸른 논밭이 펼쳐졌다. 차창을 반쯤 열고 바람을 맞으며 시골 내음을 맡아 보았다. 전원의 평화로움이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이었다.

수목원 가는 길의 풍경

친구는 운전. 나는 길잡이 내지는 DJ 담당이었는데 그 때 우연히 웹드라마에서 발견해 듣게 된 Joakim Karud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친구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다며 좋아했었던 기억이 난다.

https://youtu.be/jxpEdiB6U88

경쾌한 멜로디가 한없이 목가적인 풍경과 어울렸다.

그렇게 1시간 가량을 운전해서 4est 수목원에 당도했다.


나는 단순히 이 수목원이 forest(숲)을 의미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더 심오한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ㅇ+

포레스트수목원은 숲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foreST에, 별(STar), 기암괴석 (STone), 이야기(STory), 배울 거리(STudy)라는 4개의 ST를 즐길 수 있는 수목원이라는 의미를 담아 조성됐다. 계절별 꽃 축제로 봄꽃을 주제로 한 분홍꽃 축제에 이어 여름꽃인 수국 축제, 가을 팜파스그라스, 겨울에는 산자락 그늘을 활용해 얼음벽을 선보인다. (출처)


제대로 읽어보기 전엔 이런 심오한 뜻을 나같은 이방인(STranger)가 알리가 없다..ㅎㅎ 이러한 4가지 테마가 수목원을 거닐면서 자연스레 체화되어 보고 나서 '오... 과연 그랬군!' 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딱히 크게 공감이 안 되는 걸 보면 아직 갈 길 (STreet!?)이 남아 있는 걸 지도 모르겠다.


여튼 우리는 수국이 만발하는 여름에 찾아온 셈이 되었다.


수목원 입구에는 이처럼 바위가 있었는데 바위 위에는 시소 형태의 대나무 통이 있어 물이 3/4 이상 차면 쏟아지도록 되어 있었다.

겨울이 되면 바위가 삭막해 보이지 않게 중간중간 각종 수풀과 꽃들을 심어놨는데 이것저것 심어놓다 보니 다소 산만한 느낌이 들었다.

일본 정원에서 종종 등장하는 장치인데, 고요한 정원의 적막을 깨고 흐르는 또르르 물소리가 더 청아하게 들리는 효과를 준다. 마치 엄청난 갈증 속에서 주는 한 모금의 물 같다고나 할까. 그리고 두 번째 묘미는 물이 우물로 다 쏟아지고 나서 대나무통의 뒷 부분이 바위에 부딪치게 되는 데 이 때 나는 '통'하는 소리가 또 일품이다.

절에서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출처: https://kr.123rf.com/photo_72652854_%EB%8C%80%EB%82%98%EB%AC%B4%EB%A1%9C-%EB%A7%8C%EB%93%A0-%EB%

인위적인 장치이긴 하지만 참 운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해남의 수목원에선 그걸 저 바위 위에서 본다 ㅎㅎ 이 수목원이 주창하는 ST 중 하나인 STORY처럼, 저 대나무 통이 저 바위 위에 설치된 데도 분명 어떤 스토리가 있지 않았을까 하노라...


attraction의 품격이란 모름지기 이런 세세한 디테일에 의해 결정되는데 그런 것들이 살짝 아쉬워지는 대목이다. 물론 내가 모르게 수목원 관계자분들이 고민해서 설치하셨을 테지만 그게 잘 전달되지 않았다면 그분들의 수고가 제역할을 다 못해서 아쉽지 않겠는가...  


그래도 얼추 여름 수국 시즌에 맞춰 가서 수목원에는 수국이 (아주 사알짝 피크가 지난듯 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만개해 있었다. 

핑크, 보라, 남보라, 연파랑, 하양 등 수국의 색깔이 이렇게 다양할까 싶을 정도였다. 

다행히 이 날 이 시간대에는 사람들도 많지 않아 아주 고즈넉하게 꽃길을 걸어볼 수 있었다.

자갈길에서 왼쪽의 수국 꽃덤불로는 셋길이 하나 나 있었는데 꽃들에 둘러 쌓여 사진 찍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런 아기자기하고 예쁜 공간을 여자친구와 왔어야 하는데ㅠ 아쉽...ㅎㅎㅎ (아마 친구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수국 꽃밭 너머로는 팜파스그라스 꽃밭이 나오는데 아직 시즌이 아니어서 그런지 그냥 수풀이었다. 

수풀 너머로 보이는 나무와 산등성이가 마치 프랑스 숲에 온 것과도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수목원의 하이라이트는 역시나 수국이었다. 

중간에 쌩뚱맞게 수탉의 울음소리가 들려 가보았더니 닭장이 하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삼림욕을 하는 마음으로 수목원을 빠져 나왔다.

물이라도 흐르면 좀 덜 삭막했었을텐데 하는 생각!?

해남의 포레스트수목원은 커플 또는 여성분들이 와서 인스타 사진을 남겨 가기에 매우 좋은 장소임에는 분명했지만 꽃의 아름다움을 넘은 무언가를 찾기에는 이 장소에 꼭 와야할 '스토리', '서사'를 찾기에는 어딘가 부족했다는 뒤끝이 남았다.  


나중에 현지인을 통해 들은 얘기와 사진을 통해 깨달알았지만, 남자 둘이 가보기에는 여기보다 '도솔암'이 더 나았을 거 같다는 후회가 들었다. 하지만 이것도 여행의 한 과정일 뿐. 수목원도 수목원 나름대로 힐링이 되었고 특히나 개인적으로는 수목원 자체보다도 여기까지 오는 길이 너무도 아름다워 좋았다.


아무튼 도솔암은 다음에 해남에 또 와야 할 명분으로 남겨두었다~!



내가 땅끝마을로 오게 된 연유


여행에는 많은 목적이 있다. 휴양/힐링, 식도락,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일상으로부터의 탈피,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  그 중에서도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나는 여행을 항상 '탐험'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환상 그리고 그곳을 내 두 눈으로 보고 내 두 발로 밟아 보고 싶다는 일종의 영역표시에 대한 갈구 내지는 정복욕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실제 그곳이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뜻은 아니고 그냥 직접 경험의 중요성이라고 보는 게 좀 더 정확하겠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갈 때도 안 가본 곳들, 가보기 어려운 곳들이 버킷리스트의 상단에 위치하곤 했다. 동아시아는 숱하게 가보았지만 1주일 이상 휴가를 내게 되면 꼭 쿠바, 호주, 캐나다, 남미, 멕시코 등 대양 하나는 건너줘야 하는 곳들을 선택했다. ㅎㅎㅎ


올해는 그럴 수가 없으니 처음엔 '어쩔 수 없이' 시작한 국내여행이었지만 기왕 하게 되는 거 평소에 얘기만 듣고 가보진 못했던 곳들을 가보자! 그래서 처음에 생각했던 곳이 여러가지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가진 한국 영토의 동쪽 끝, 독도였었던 것이다. 결국 태풍 때문에 좌절되자, 이번엔 '남쪽 끝'인 해남 땅끝마을이 된 것이다. 


사실 한국 영토의 남쪽 끝은 마라도이지만 거긴 2008년에 이미 가 본 적이 있기도 하고 제주도까지 비행기로, 마라도까지 다시 배편을 이용해야 했기에, 말만 숱하게 들어보고 가보지 못한 '반도'의 남쪽 끝인 땅끝마을이 나의 '영역표시' 욕구를 자극했던 것이다. 

땅끝마을로 가는 길에 차창밖으로 보였던 섬과 바다 그리고 태양

그렇게 도착한 땅끝마을은 작고 조용한 마을이었다. 

땅끝지점까지 어떻게 가야할 지 몰라 대충 네비로 차가 들어갈 수 있는 곳까지 들어간 후 바다가 보이는 횟집 옆에 세워두고 지도에서 '땅끝'이라고 표시된 방향을 향해 무작정 걸어보았다. 

이날은 금요일. 친구는 잠깐 업무 때문에 스맛폰에 열중하며 걸어오는 중...

3분 정도 걸으니 땅끝모노레일 탑승장이 나왔다. 아쉽게도 우리가 도착하기 1분 전에 마지막 모노레일이 떠났다고 한다 ㅠㅠ 

이 모노레일을 탄다고 '땅끝 지점'에 해당하는 땅끝탑으로 바로 가는 건 아니지만 타면 땅끝 전망대까지 올라가게 되는데 거기서 내려오며 땅끝탑을 볼 수 있었는데... oh well... 이미 막차는 떠났으니 우리에게 남은 옵션은 걸어가는 것 뿐...


탑승장 주변에는 왠일인지 길냥이로 보이는 고양이들이 엄청 많았다. 그루밍을 잘 하는 동물이어서 그런지 떼깔이 말쑥하다.

마찬가지로 계획에 없는 하이킹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바다의 경계를 나누는 건 띄엄띄엄 보이는 섬들 뿐이었다. 울창한 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경치가 여름 산길의 시원한 활력제가 되었다.

저기선 대체 뭘 양식하고 있는 걸까

땅끝탑까지는 이런 계단 길을 오르내리 길을 30분 정도 해야 했다. 다행히 계속되는 오르막길이 아니었다. 평지와 같은 고도에 위치해 있지만 땅끝지점까지는 평지가 아니라 바위섬을 지나가야 하다 보니 중간중간 이렇게 경사 구간을 지나야 했다.

친구는 중간중간 옆길을 유심히 보았는데, 내가 왜 그러냐고 묻자 혹시나 뱀이 나오지 않을까 해서라고 했다. 뱀을 무서워하냐고 했더니 그게 아니라 뱀이 좋아서 그렇다고...ㅎㅎㅎ 일종의 뱀성애자였던 것...

군 복무 당시에도 땅에 난 구멍을 찾아다니며 뱀 찾기에 열중했었다고 한다...

이 친구는 자기 나름대로 힘든 하이킹을 뱀을 찾으며 그 시름(?)을 잊어보려 했던 듯 했다. 



한반도의 남쪽 끝, 땅끝마을을 찍다!


그렇게 우리는 한반도 최남단인 땅끝에 도착해 있었다!

땅끝점에는 땅끝탑이란 게 있었는데 그 앞에 한반도가 물구나무를 서고 있었다. 

땅끝이라는 걸 좀 더 강조해서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해남군의 슬로건도 '한반도의 시작 땅끝해남'이라고 하니 말이다. 끝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아 시작이라는 단어로 끝의 의미를 희석시키기 위해 이런 슬로건을 만들었다고...

얼핏 보면 한반도가 브레이크댄스에서 말하는 소위 '나이키 춤'을 하고 있는 모양새 같기도 하다. ㅎㅎㅎ

특히 왼쪽 나이키..

이 때가 한 5시쯤이었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아직도 해질때까지는 한참 남아있어 보였다. 

(근데 모노레일은 왜 이렇게 빨리 마감했던 걸까...)

빠질 수 없는 게 기념 사진.

뱃머리처럼 툭 튀어나온 곳이 '땅끝'에 좀 더 가까울 거 같아서 남쪽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장. 그리고 땅끝탑을 배경으로 한 장을 찍었다.

이걸로 대한민국 영토의 최남단인 마라도, 한반도의 최남단인 땅끝을 둘 다 찍었다!

돌아가는 길에 해발 155m의 나지막한 산인 갈두산 정상의 땅끝전망대로 꺾어 올라갈 수 있었는데 오르막 길 오르기도 뭐하고 올라간 후에 내리막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몰라 행여나 차 세워둔 곳까지 빙빙 돌게 될 것 같아 일단 먼저 차 있는 곳까지 가서 차를 타고 전망대까지 가보기로 했다. 


땅끝전망대는 아녔지만 언덕 위에서 바다 전경을 감사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둘러보았다. 


이곳에서 본 경치는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가까이 있는 것은 선명하게, 멀리 있는 것들은 연하게 그려졌다. 


김 양식장 처럼 보이는 곳은 태극기의 건감곤이를 널어놓은 것같이 보이기도...


하루 종일 열심히 돌아다닌 것 치고는 그래도 나름 해맑은 표정으로 기념사진!

그래도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땅끝마을만의 고유한 특산물이 있었다면 그곳에서 끼니를 떼우려 했거늘... 딱히 머릿속에 딱 떠오르는 것도, 눈에 띄는 이 마을만의 '명물'이 보이지 않았다. 남도 한정식집이라도 기대했었는데 대부분이 횟집이어서 저녁은 완도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여기도 '땅끝'마을이라는 명소의 이점을 잘 살려서 이 마을에 잘 어울리는 명물도 하나 만들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나중에 찾아보니 '고구마'가 유명하다고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땅끝은 말 그대로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남쪽 끝이라는 것일 뿐, 이곳이 역사적으로 지니는 의미는 사실상 없다 보니 지리적 의미 외에 무언가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나의 환상이었고 욕심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옛날 제대로 된 지도도 없는 사람들이 이곳이 '땅끝'임을 과연 알고 살았을까 이 말이다~!)


이런 곳은 역사적인 의미보다는 '땅끝'과 어울리는 무언가가 특산물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땅'이라는 측면에서 고구마는 땅 속에서 나는 뿌리 음식이기 때문에 이 이미지와 잘 맞다. '땅콩' 같은 것도 괜찮아 보인다. (물론 이곳의 재배 여건을 고려해 맛 좋은 품종을 생산해내는 것도 중요) 

이런 특산물을 흥행시키는 관건은 첫째, 이것을 얼마나 '땅끝'이라는 이미지와 잘 연계시켜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 시키는 일. 예를 들면 '끝장 땅고구마', '끝장 맛땅콩' 같이 말이다 ㅎㅎㅎ 머릿속에 확 남지 않는가? 맛으로 끝장 보는 특산물은 땅끝마을에서! 

둘째, 단순히 고구마, 땅콩이 아니라 이걸로 어떤 파생적인 상품을 만드는 지도 중요할 것이다. 남도가 한정식으로 유명하니 흔히들 많이 먹는 김치+고구마+사이다 패키지를 잘 만들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땅콩은 해남의 소금을 써서 볶은 땅콩 안주 또는 피넛버터로 만들어서 디저트로 파는 것도 하나의 방법!



해남 유랑을 마치며...

 

우리의 '해남' 인생극장에서 우리는 포레스트수목원을 택해 가보지 못했지만, 못내 아쉬움이 남는 대흥사, 도솔암과 관련된 글을 읽어 보고 나니 이곳들이 무시무시한 매력을 가진 곳들이라는 걸 깨달아서 꼭 따로 가보고 싶다. (이 블로거가 나름 해남 여행을 알차게 한 것 같아 다음 여행 때는 참고해야지 싶다.)


그리고 이렇게 블로그로 나의 유량기를 남기다 보니, 내가 얼마나 여행을 단편적으로 하는 지에 대해서 반성도 하게 된다. 단순히 '땅끝마을'을 가보기로 한 것도 표면적으로 알려진 곳을 가보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된 것일 뿐, 남도 그리고 해남이 머금고 있는 더 켜켜이 쌓여온 소소한 매력들에 대한 깊은 통찰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여행이 또 하나의 '작업'이 되기도 해서 일부러 하지 않은 측면도 완전히 없진 않지만, 진정한 여행작가 분들께서 담아내는 세련된 경험에는 아직 한참 못 미치는 '수박 겉 핥기'식 글이라도 일단은 적는 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보단 낫겠다는 생각에 오늘도 이렇게 끄적거려 본다. 


하기사 내가 이걸 '직업'으로서 하는 것도 아닌데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도 일종의 강박이 아닐까...

생각이 너무 많으면 정신 건강에 안 좋다ㅎ


완도도 입구에서 검역을 실시중에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건강'의 섬 완도다!


김과 전복으로 유명한 이곳에서 몸에 좋은 전복이나 실컷 먹어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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