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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리 Mar 02. 2022

대통령선거







며칠전 내 블로그 글을 읽다가 웃긴 장면을 발견했다. 글 중간마다 껴있는 광고 배너에 선거 광고가 떠 있더라. 마치 내가 특정 당을 지지하는 것처럼 기호 몇번 000 떡하니 있었다. 혹시 내가 뽑을 사람이 누군지 네이버가 아는 건 아닐까? 의심도 들었다. (크크)






선거 광고를 하려면 모든 후보들에 얼굴이 나오던지, 아니면 “당신의 한 표가 소중합니다” 그런 문구도 괜찮을 텐데 살짝 의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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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은 집에 날아온 선거 홍보지를 다원이와 함께 구경했다. 다원이가 후보 사진을 쭈욱 보더니, 착해 보이는 이와 나빠 보이는 이를 나눠서 고르겠다더라. 대통령을 직접 뽑는 것처럼 아이는 꽤 진지한 눈으로 사진으로 살펴봤다. 그러더니 “표정이랑 웃는 미소가 착해 보이는 사람으로 골랐어”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가 골라놓은 사진을 살펴보며 정말 아이의 눈처럼 그들이 착해 보이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겉보기에 착한 이를 선거하는 게 대통령을 뽑는 기준이라면 더 쉬울지도 모르겠다. 역시나 정치는 어렵고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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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정 아빠는 특정 후보를 열렬히 지지한다. 최근 우리 집에 놀러 오신 날, 우연히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를 했다. 아빠는 티비앞에 자리 잡고 특정 후보자를 격하게 까기 시작했다. “야! 너 이 새끼야! 너가 한 짓 내가 다 알아. 웃기고 있네~” 침을 튀기며 티비 화면에 삿대질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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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아빠는 후보자 벽보가 부쳐진 거리에서 싫어하는 후보의 벽보를 찢을 순 없으니, 발길질하는 시늉도 했다더라.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나로서는 당최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인데 아빠는 그런 일을 서슴지 않는다.



골수 성향이 강한 나의 아버지는 자기 생각이 곧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어릴 때부터 알았던 것이기에 지금은 귀엽게 받아들이고 있다. 자기 생각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이 마치 고집부리는 아이 같다. 나는 그러려니 하지만 곁에서 보던 나의 딸은 은연중에 특정 후보에 대한 선입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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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외식을 하러 나갔다가 티비에 대통령 후보가 나왔는데 다원이가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서 뽑으면 안 되는 거야~” 이야기하더라. 친정 아빠가 한 얘기를 그대로 따라 한다. 애 앞에서 찬물도 못 마신다더니, 어른이 주변에서 한 이야기들로 아이의 생각이 물든다. 나는 종교, 정치 등 아이에게 내 생각을 주입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내가 믿지 않은 종교에 대해서 비난을 한다든지 무조건적으로 나의 생각이 정답이라고 아이에게 우기지 않는다. 아이가 언젠가 자라서 자기만의 색을 가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어떤 특정 색을 굳이 고를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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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아이에게 어른들의 생각을 심어줄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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