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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drain Sep 27. 2016

아무도 알려주지 않던 서른 살

30대의 싱글 여자로 사는 법 따윈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10대들에게는 인생의 선배들이 다가올 20대의 청춘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대학에 가면 살도 저절로 빠질 거고, 남자 친구도 생길 거고 니 꿈을 펼칠 수 있어.'

10대에서 바라보던 20대는 꿈결 같은 세월들이다. 

어서 이 책상 앞을 벗어나 캠퍼스를 누려야지, 내 꿈을 이뤄야지. 


그렇게 맞이한 20대가 마냥 파릇파릇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꽤나 즐거웠던 우리는 30대도 그럴 것이라 어렴풋이 생각한다. 20대보다 나은 무언가가 있겠지.

어리석게도. 

그 누구도 내게 30대의 싱글 여자로 살아간다는 게 이런 것이라는 걸 알려주지 않았다. 

어떤 언니도 알려주지 않던 '여자 나이 서른'을 친절히 알려주고자 한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던 서른 살


이야기 하나


추도식 날이었다. (*추도식-기독교식 제사) 

식사를 마치고 대인원의 설거지를 하느라 앞치마를 두르고 서있었다. 등 뒤로 대화 소리가 들려온다. 

작은할아버지(돌아가신 친할아버지의 막냇동생이시자 우리 아버지와는 열 살 남짓 차이 나시지만 집안의 굉장한 어른인 듯 모시는 그런 분)께서 내 동생에게 말을 거신다. 아마도 막내딸(고모이지만 나보다 한 살 어린)이 결혼하고 사위의 선물로 여행을 다녀오신 지 얼마 안 돼서 기분이 상당히 좋으셨던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절을 포함에 일 년에 딱 네 번 뵙는 분이고 원체 말씀도 많지 않으신 분이시라 일방적 덕담을 제외하고는 대화가 전혀 없으신 분인데 대화를 시도하신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다. (사실 동생의 이름을 알고 계시는 것도 깜짝 놀랐다.) 


니는 얼굴도 잘 생겼고, 성격도 좋고, 키도 크고, 다 가졌는데 딱 한 가지가 없네.

원체 농담도 잘 안 하시는 분이 이렇게 캐주얼하게 심지어 웃는 얼굴로 '먼저' 말씀을 걸어주시니 다들 진지하게 들어야 하나 가볍게 들어야 하나 고민하는 눈치였다. 할아버지는 내 동생이 뭐가 없는지 누군가가 맞춰주기를 원하셨는지 저 말씀을 하시고는 잠시 텀을 두고 계셨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순간이었다. 동생이 여쭸다. '네. 그게 뭔데요? '

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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