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신발 공간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맨발 된다.
이 글은 중앙일보 기자 블로그인 [ J plus ]에 2015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썼던 글이다.
[ J plus ]는 중앙일보 디지털 전환에 따라 기자 블로그 운영을 멈추면서 폐지되었다.
옮긴 글 중 몇몇 글은 제목과 내용을 약간 수정했다.
[ 그녀들이 '맨발의 청춘'이 된 이유는? ]
입력 2015.05.26 00:27
J플러스로 보기 http://news.joins.com/article/18704690 복사
신발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일까요?
당연히 인간이 벌거벗고 태어난 뒤 걸치게 되는 의복과 마찬가지로 신발도 도움을 줍니다.
두꺼운 외투는 추운 곳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하고 신발도 거친 환경에서 발을 보호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패션이란 단어가 붙으면 달라집니다.
‘멋’이라는 변하는 가치기준에 따라 옷이든 신발이 형태가 달라지면서 불편을 감수하기 시작합니다.
몸을 꽉 조이는 옷도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만, 신발에 비하면 덜해 보입니다.
여성들이 즐겨 신는 하이힐이 대표적입니다.
하이힐은 작은 키를 커 보이게 하는 기능이 있다고 흔히 생각합니다.
하이힐은 높은 굽으로 작은 키를 커지게도 합니다만, 실은 키 큰 여성을 달라 보이게 만듭니다.
하이힐을 신게 되면 몸의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몸은 균형을 잡기 위해 상체를 뒤로 젖히게 됩니다. 다리가 긴 서양여성의 경우 골반 부분 아래는 앞으로 나오지만 상체는 뒤로 젖혀집니다. 그러면서도 배는 들어가게 됩니다. 또한 발꿈치를 들게 되니 엉덩이가 긴장되면서 올라가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가슴을 내민 듯이 되고 얼굴은 뒤로 물러나 작아 보이니 같은 여성이라도 달라 보이는 것이죠. 이런 점을 보면 다리가 짧고 키 작은 동양여성에게 하이힐이 맞는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키 작은 여성의 경우는 자칫 배를 내미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배를 내밀고 있는 자세는 별로 좋아 보이는 자세가 아닐 겁니다.)
그런데 하이힐을 신은 자세는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자세입니다. 허리에도 무리가 가게 되고 특히 발은 엄청난 힘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엄지발가락이 휘는 무지외반증, 발바닥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 등이 높은 비율로 생기기도 합니다. 하이힐을 자주 신는 여성 대부분은 무지외반증을 겪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걷다가 발목을 삐는 일도 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사진은 인천 송도에서 지난 5월 19일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 개회식에서 촬영했습니다. 행사준비에 참여한 여성분들이 행사장 뒤편에 서 있었습니다. 눈길을 끈 것은 내빈의 축사를 들으면서 신발을 벗고 있는 분들이 여럿 보였습니다. 하이힐도 있었지만 굽 낮은 단화를 신은 분들도 신발을 벗고 있었습니다. 신발 볼이 좁은 모양의 여성화는 굽 높은 하이힐 못지않게 오래 신고 있기에 불편하긴 마찬가지 인가 봅니다. 그녀들이 발의 휴식을 위해 ‘맨발의 청춘’을 감수한 이유입니다.